저녁에
김 광 섭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광섭의 이 시를 캔버스에 담은 화가는
그의 친구인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입니다.
이중섭, 박수근과 함께 광복 이후 우리 현대 회화를 대표해온 화가입니다.
이중섭이 열정의 화가, 박수근이 한국적인 화가였다면 김환기는 모더니즘 화가였습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점화의 방식으로 그려졌습니다.
김환기는 캔버스 가득히 청회색의 작은 점들을 찍었습니다.
점들은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과도 같습니다.
1970년 이 작품으로 한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화가의 그림이 요즘 tv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하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며칠전 국립현대미술관에 갔다가 우연히 이그림을 발견하고
얼마나 마음이 설레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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