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풍경)

소래의 칠면초 갯벌

아네모네(한향순) 2015. 8. 16. 21:33

 

 

칠면초

 

김승해 作

 

더는 길이 없다고 느껴질 때

늦가을 순천만에 가보라

갈대바람 사이로 거룻배를 띄우고

뻘밭을 건너면

닿을 곳이 있을까 덜컥 두렵기도 하겠지만

마침내 천지사방 길을 내는

 

칠면초, 그 붉은 땅에 가 닿을 것이다

칠면초 붉은 길들은

면면의 제 이름을 부르는데도 한 생이 짧아

한 자리에서

거듭 일곱 번 몸 바꾸는데

 

그 길의 뿌리 하나

막 이 몸으로 건너와

늦은 단풍지는 순천만, 와온의 바다

잠긴 것들이 얼굴 드러내듯

길은 그렇게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