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풍경)
부부의 인연이란?
아네모네(한향순)
2018. 3. 25. 22:33
민속촌에 갔다가 초례청에 차려진 초례상을 보면서 부부의 인연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세대에는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고 했다.
가마 안에서 신랑 얼굴을 겨우 훔쳐보았다는 어머니의 말처럼
부부는 그저 숙명처럼 만나지는거라고 믿었나보다.
오방색의 예단 보자기를 주고 받으며 부모들은 새신랑 신부가 무탈하게 살아가길 기원했을테고
장독대에 정한수를 떠놓고 아들을 점지해 달라고 삼신할미에게 빌었을 것이다.
드디어 떡두꺼비같은 아들을 낳았다고 대문에 금줄을 매고 잡인은 얼씬도 못하게 했다.
아이들이 자라고 떠나면서 늙은 부부는 전쟁같은 세파에 휘둘리고
둘만 남은 부부는 오로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동지로 변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