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그 섬에 가고 샆다.
아네모네(한향순)
2018. 7. 14. 21:57
그 섬에 가고 싶다.
멀리 떨어진 미지의 땅. 그 섬에 가고 싶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의 짧은 시처럼 섬처럼 살고 싶은 때가 있었다.
되돌아보니 삶을 송두리째 흔들던 절망은 더 단단해지기 위한
시련이었고, 상처는 삶을 보듬기 위한 훈련이었다.
섬처럼 고립되어 단절을 하고 사는 동안에도
깊은 소외감과 씨름하며 외롭게 사는 동안에도
가끔은 누군가 찾아와주길 기다렸다.
한 향 순 < 수필가, 사진작가>
2018, 7월호 <좋은 수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