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풍경)

호로고루 성지

아네모네(한향순) 2021. 9. 10. 21:41

 

연천 호로고루 성지에 해바라기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먼거리이지만 아침 일찍 출발을 했다.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임진강변 쪽으로 나지막한 구릉 하나가 있다.

삼국시대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호로고루 성지(城址).

호로고루가 있는 고랑포 일대의 임진강은 三國史記에도 여러 차례의 전투기록이

등장할 정도로 군사작전에 있어 중요한 지역이었다.

평양 지역에서 출발한 고구려군이 백제 수도인 한성으로 진격하기 위한 최단코스가

호로고루 앞의 여울목을 건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에는 긴장감이 감돌던 군사지역이었지만 지금은 해바라기가 핀 언덕이다.

동쪽에서 보면 약 10m 높이의 성벽이 시야에 들어오는데 그 위에는 흙과 풀이 뒤덮여 있어

작은 언덕처럼 보이기도 하다. 호로고루에서는 두 차례의 발굴조사를 걸쳐 많은 기와와 토기가 출토되었다.

붉은 색을 띤 고구려 기와와 회색을 띤 통일신라의 기와가 주를 이루고 있어

이 지역이 삼국시대에 전략 요충지로 중요한 곳이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화려한 해바라기 밭과는 대조적으로 쓸쓸한 고사목 한그루가 앙상한 

빈가지로 성지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 옆에는 벤치 하나가 누구를 기다리고...

 

 

연천 지역의 고구려 유적지 호로고루는 이제 복원의 출발 단계에 있다.

발굴 작업을 끝냈고, 원래 있던 그 자리, 그 터를 닦았으며, 앞으로 더 다듬어질

복원의 미래를 위한 터전은 드넓은 공원과 산책로, 그리고 대규모 꽃밭으로 만들었다.

 

 

성지에서 내려다 보면 유유히 흐르는강이 임진강이다.

우리 민족에게 분단의 아픔을 일깨워주는 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