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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동,식물)

선운사 꽃무릇

by 아네모네(한향순) 2019. 9. 24.



꽃 무 릇


가을이 시작되면 산천을 붉게 물들이는 꽃이 있다.

가슴에 맺혔던 상처를 피멍으로 토해내듯

진홍색 강렬한 색채로 산자락을 물들이는 꽃무릇.

어쩌다 절집 근처에 화려한 꽃의 군락지를 이루었을까.

꽃은 잎을 보지 못하고, 잎은 꽃을 보지 못해

서로 애타게 그리워한다고 해서 상사화로 부른다던가.

애타는 그리움 삭혀 저토록 붉게 피었나보다.

잎 없이 피어도 외로워하지 않는 결기,

흔적 없이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그 혼신의 붉은 빛이 눈부시다.


한 향 순



종일 내리는 비 때문에 빛은 없었지만 붉은 색이 더 도드라져 보이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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