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동,식물)326 봄마중 남쪽에서는 연일 꽃소식이 들려오는데 아직 이곳은 둘러보아도 삭막하기만 하여 오늘은 꽃을 보리라 작정하고 신구대 식물원을 들렸다. 아직 봄은 멀었는지 오감치유정원의 농부들도 한가하기만 하다. 이곳도 다른 때 같으면 관람객이 있을텐데 아직은 조용하고 삭막한 풍경속에 화단에 심어놓은 노란 수선화가 눈길을 끌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갈색의 마른 잎새사이로 노란 세복수초가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크로커스라는 보라색 꽃잎이 햇살을 받아 오므렸던 꽃잎을 활짝 열어보인다. 하마터면 지나칠뻔한 흙더미 속에서 동강 할미꽃을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던지 작년 봄 동강에 갔던 기억을 떠올렸다. 설강화라고 팻말이 붙었는데 처음 보는 하얀 꽃이 귀엽기만 하다. 2024. 3. 15. 두루미를 보러 가다 임진강은 휴전선이 강폭 중간을 지나는 남과 북의 공유 하천이다. 북에서 아침에 깨어난 두루미가 남으로 날아와 먹이 활동도 하며 놀다 저녁에 돌아간다. 철책을 가로지르며 남북을 자유롭게 오가 ‘평화의 새’라 불리는 두루미를 찾아 사진을 하는 친구들과 철원에 갔다. 몇년 전에 갔었는데 탐조대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흰두루미(단정학)와 재두루미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수명이 50∼80년이라 장수의 상징으로 사랑받았던 학이 바로 흰두루미다. 재두루미는 몸통이 회색으로 개체 수가 흰두루미보다 많다. 두루미는 경계심이 많은 탓에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초지와 습지 등지에 서식한다. 이 가운데 너른 평야와 한탄강이 있는 철원과 임진강이 굽이 흐르는 연천이 두루미의 최대 서식처다. 두루미는.. 2024. 2. 3. 기을에 피는 꽃들 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는 추분이 지나서인지 한결 서늘해진 날씨에 어릴적 돌담사이에 피어있던 과꽃을 보고 있자니 가을냄새가 물씬 다가왔다. 들국화 나태주 바람부는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생각 말자고 아주 아주 생각 말자고 갈꽃 핀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잊었노라고 아주 아주 잊었노라고 구름에 헤적이는 하늘을 보며 어느 사이 두 눈에 고이는 눈물 꽃잎에 젖은 이슬. 오랫만에 만나는 다알리아와 백일홍 맨드라미가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2023. 9. 24. 동강 할미꽃을 만나다. 아주 오랫만에 동강 할미꽃을 만나러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섰다 동강할미꽃은 정선 동강 유역의 험한 바위틈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일반 할미꽃보다 잔털이 많으며, 키에 비해 꽃의 크기가 큰 편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강 유역에서만 볼 수 있는 할미꽃으로, 한때 무분별한 채취로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개체수가 많이 늘어났다 아직 햇볕이 약하여 오므린 꽃들이 시간이 흐르자 꽃잎을 열기 시작했다. 동강 할미꽃은 바위틈에 서식하기에 가는 길도 험하고 촬영할때도 바위를 올라야 하기에 여간 조심하지않으면 위험할수 있으므로 긴장을 하고 조심해야한다. 2023. 3. 19. 올해의 야생화 2월 부터 남녁에서는 꽃소식이 전해지는데 중부지방은 차가운 날씨로 꽃을 보러 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올해도 야생화를 못보고 지나가려나 했는데 절물 휴양림의 산책로에서 노란 복수초와 바람꽃을 만나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제주에 있는 복수초는 일반 복수초와는 모양이 조금 다른데 이름이 세복수초라고 블친님이 알려주었다. 2023. 3. 10. 발왕산의 여름 꽃들 발왕산 꼭대기에는 해발이 높아서인지 흔히 보지 못하던 야생화들이 있었는데 제일 반가운 꽃은 몇년 만에 만난 투구꽃이었다. 꽃 모양이 마치 로마 병정이 쓰던 투구 같은데, 고깔이나 남바위를 닮기도 했다. 투구꽃은 맹독식물로 유명하며, 식물의 독으로는 가장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인디언들은 옛날에 이 투구꽃의 즙으로 독화살을 만들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약재로 잘 이용하면 좋은 효과를 얻으며, 약재로 쓸 때에는 초오(草烏)라고 부른다. 그 다음 반가운 꽃은 동자꽃이다. 원산지는 한국이고, 주로 산지에 서식한다. 물을 좋아하여 습한 땅에서 잘 자라지만, 반그늘이나 양지바른 곳에서도 생장이 잘된다. 꽃의 색상이 아름다워 원예식물로 널리 심고 있고, 약재로도 쓰인다. 감기로 인한 고열을 내리거나 갈증을 해소.. 2022. 9. 4. 봉은사의 연꽃 한여름의 봉은사에는 죽은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백중기도가 한창이었고 그들의 넋을 위로하는듯 입구부터 화사한 연꽃이 담긴 함지박들이 길게 도열해 있었다. 붉은 연꽃 목 필 균 살아온 길이 아무리 험한들 어찌 알 수 있을까 꼭 다문 붉은 입술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네 발자국 만나는 사람마다 환한 미소 보일 수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보시라고 진흙뻘에 발 묻고도 붉은 꽃등으로 켜지는 너 2022. 8. 2. 산수국의 계절 보통은 장마철이 오면 산수국이 피는데 올해는 너무 가물어서 산수국을 보기 힘들었다. 몇번 제주에 가서 흐드러진 산수국을 만나긴 했지만 올해는 근처 가까운 곳에서 볼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작황도 않좋았다. 산수국은 가운데 자잘한 꽃들이 참꽃이고 둘레에 있는 큰꽃잎은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역할을 하는 열매를 맺을수 없는 무성화이다. 슬픈 운명의 여인같은 헛꽃이 마음을 끈다. 또한 산수국은 토양에 따라 꽃 색깔이 변하므로 팔선화라고도 한다. 2022. 7. 18. 보라빛 꽃 둘 이맘때면 보랏빛 커튼처럼 눈을 환하게 밝혀주는 등꽃을 그렇게 찾아다녀도 만날 수 없더니 인천대공원을 막 돌아 나오려는데 눈에 띄었다. 어찌나 반가웠던지 오던 길을 되짚어가서 몇 컷을 담았다. ♧등꽃 아래서/이해인 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랏빛 꽃 타래 혼자서 등꽃 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 나도 이젠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하리 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 또 하나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리 때가 되면 아낌없이 보랏빛으로 보랏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 배워야 하리 보라색 붓꽃 역시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꽃이다. 몸이 불편하셔도 꽃가꾸기를 게을리 하지않으시던 어머나를 생각나게 하는꽃이다. 2022. 5. 16. 뿔논병아리 육추 뿔논 병아리 육추 과정을 보면 정말 신기하고 많은 것을 배운다. 부화를 한지 얼마 되지않을 때는 엄마등에 꼭 꼭 숨어서 새끼들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엄마의 등이 부풀어 있는 것을 보면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것을 알 수 있다. 줄무늬 새끼 한마리가 세상이 궁금하여 고개를 내밀었다. 어린 새끼를 등에 업고 부지런히 먹이 사냥을 나선 어미 등에 몇마리가 붙어 있는지 등의 깃털이 잔뜩 부풀어 있다. 암수 두마리가 같이 동행을 하며 먹이 사냥을 해서 등에 있는 아기들에게 먹여준다. 멀리 있어 렌즈의 한계로 순간 포착은 하지 못했지만 암수 두 마리가 다정하게 호수를 유영을 하는 것이 보기 좋았다. 제법 커진 놈들이 엄마와 같이 먹이사냥을 나왔다. 그런데 조금 작은 놈은 엄마등에서 떨어지지않고 두놈이 엄마를 따르.. 2022. 5. 4. 뿔논병아리 포란 가까운 신대호수에서 뿔논병아리가 포란중이라 하여 궁금중이 더했다. 어느날 가벼운 망원렌즈 하나 달랑 들고 나가보았더니 거리는 가까우나 얼기설기 얽힌 갈대 잔가지에 가려 제대로 촬영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장망원을 들고 포진한 진사님들 사이를 끼어들 수가 없었다. 뿔논병아리들은 보통 21~25일 동안 포란중이라는데 그많은 시간동안 꼼짝하지 않고 알을 품고 있는 모성애가 대단하였다. 가끔은 숫놈과 교대도 한다는데 기다리지 못하고 멀리서 온 진사님들 곁에서 겨우 몇장만 찍고 빠져나왔다. 멀리서보니 숫놈이 부지런히 먹이사냥을 하여 암놈에게 갖다 주고 있었다. 암놈이 알을 품고 있는 동안 숫놈이 먹이를 가져다 먹여주고 있었다. 2022. 5. 4. 이맘때의 야생화 처음 DSLR 카메라를 장만하고 무엇을 찍을까 고민하던 시절이었다. 그때 유행처럼 봄이 되면 언땅에서 고개를 내미는 야생화를 찾아 야산을 누비던 때였을 것이다. 한겨울 모진 추위속에서도 생명을 부지하고 바위틈이나 낙엽더미 속에서 삐죽이 고개를 내미는 노루귀나 바람꽃에 반해서 옷이 흙투성이가 되는것도 마다않고 언덕에 엎드리곤 했다. 그리고는 사진 몇장을 들고 큰 수확을 한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했다. 나중에야 야생화 찍는 진사님들이 얼마나 많고 보잘것 없는 내 사진이 얼마나 초라한 것인지 알고나서는 얼마나 부끄럽던지~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던 열정적인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뭐든지 다 때가 있는 법인지 산을 탈수 없는 요즘은 옛사진을 보며 함께하던 친구들과 추억을 떠올릴뿐이다. 2022. 3. 29. 이전 1 2 3 4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