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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풍경)1084

대청호의 봄 벚꽃은 모두 떨어졌지만 연두색 새순들이 꼬물꼬물 돋아나오는 계절 대청호에서 자란 친구가 안내를 자처해서 오랫만에 대청호를 찾았다. 멀리 오리인지 거위인지 구분이 잘 안되는 새가 날갯짓을 하며 잔잔한 수면에 길게 획을 그었다. 대청호에는 물에 잠긴 나무들이 많은데 올봄에는 비가 자주와서인지 물에 잠긴 수면이 꽤 올라와 있었다. 아래 우물이 있는 곳은 수몰되기 전에 마을이 있었던 곳으로 우물에서 물을 길어 먹던 곳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장소를 잊지 않기 위해 우물 옆에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2024. 4. 17.
익산 왕궁리 유적지 벚꽃 탑영재 저수지에서 미처 개화하지 못한 벚꽃을 보고 아쉬움에 올라오는 길에 벚꽃 명소라는 익산 왕궁리 유적지를 들렸다. 이곳에는 벚꽃이 절정을 지나 꽃잎이 바람에 눈처럼 흩날리고 있었다. 익산 왕궁리 유적은 본래 왕궁터였다 백제의 무왕이 왕궁을 건설한 것인데 왜 부여가 아닌 익산에 왕궁을 건설한 것인지 궁금했다. 백제의 성왕이 관산성 전투에서 전사하자 후대의 백제 왕들의 염원은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는 일이었다. 무왕은 이를 위해 익산으로 천도를 하고 신라와 전쟁을 치루었다. 지역에 따라 벚꽃의 개화 시기가 다르다고는 하나 진안과 익산의 차이가 이렇게 다를줄은 미처 몰랐다. 흐드러진 벚꽃 속에서 놀다 왔지만 왕궁리 유적을 찬찬히 둘러보고 박물관에도 들려보지 못한것이 많이 아쉬웠다. 다음에 다시 오리라 기약하.. 2024. 4. 14.
탑사 가는 길, 모래재 모처럼 진안까지 왔으니 마이산 탑사를 안보고 갈 수가 없어 부지런히 언덕을 올라갔다. 탑영재 저수지까지 올라갔는데 이곳은 기온이 낮아서인지 벚꽃은 꽃망울만 맺혀 분홍색을 띄우고 아직 꽃은 피우지 않았다. 저수지에는 멀리 마이산 봉우리만 보이고 오리배 선착장만 선명하게 보였다. 아직 들려야할 곳도 남아있고 아무래도 시간이 안맞을 것 같아 우리 일행들은 왔던 걸음을 되돌려 산을 내려왔다. 진안 모래재는 메타세콰이어 길로 유명한 곳이다. 초록 잎이 우거질 때나 붉은 단풍으로 물드는 시기에는 진사님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인데 지금은 마른 가지만 보이고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2024. 4. 11.
동촌양곡정미소 용담호에서 나와 아침을 먹고 들른 곳은 요즘 핫 플레이스로 알려진 진안에 있는 동촌양곡정미소이다. 허름한 초록색 양철 건물과 그앞에 수호신처럼 서있는 팽나무를 보기 위해서이다. 작년엔가 kbs 생생정보에 나와 sns 를 달군 곳이다. 오래 된 정미소 건물이 옛추억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정미소 건물보다 초록색 이끼가 낀 팽나무의 위용이 숱한 세월을 머리에 이고 많은 사연을 간직한 것 같았다. 2024. 4. 9.
진안 용담호 한사협 용인지부에서 무박출사를 갔다. 처음 목적지는 진안에 있는 용담호이다. 새벽에 도착하고 보니 예보에는 없었는데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게다가 새벽 물가이어선지 기온도 확 내려가서 춥고 을씨년스러웠다. 진안에 용담호는 용담면, 안천면, 상전면, 정천면, 주천면 일부 등 수몰로 만들어진 거대한 담수호다 이 근처를 주천생태공원이라고도 하는데 가을에는 이른 새벽이면 전국에서 몰려온 수백 명의 사진가들의 발길로 북적이는 곳이라고 한다.. 물가여서인지 다른 곳보다 늦은 벚꽃이 이제 반쯤 피어서 반영을 만들고 있고 공원에 넓게 심어놓은 산당화가 이제 막 몽우리를 맺어 비에 촉촉하게 젖고 있었다. 그래도 날이 개이자 산 골짜기 마다 운해가 피어오르고 다행이 바람이 없어 용담호에 비친 풍경들이 데칼코마니를 보여주.. 2024. 4. 7.
경주 오릉의 목련 불국사를 나와 목련이 예쁘게 피기로 유명한 오릉을 찾았다. 오릉은 남산의 서북쪽에 해당되는 경주 분지의 남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라 초기 박씨 왕들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다섯 무덤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왕과 2대 유리왕, 3대 남해왕, 4대 파사왕의 임금 네 분과 박혁거세왕의 왕후 알영부인의 능으로 전해져 온다. 오릉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돌담 옆에 나란히 핀 목련이 돌담 기와와 어우러져 한국적 이미지를 물씬 풍기고 있다. 경주의 남쪽 한적한 곳에 위치한 오릉은 그동안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곳이었다. 목련이 담장 위로 올라올 만큼 성장하여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자, 3월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숭덕전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제사를 모시기 위한 건물인데 그 앞에 심어놓은 목련이.. 2024. 3. 29.
경주의 이른 봄 2년전 봄, 벚꽃이 화사했던 경주의 봄을 기억하며 조금 일찍 다녀오리라 마음 먹고 경주에 들렸는데, 올해는 꽃샘추위가 있어서인지 대릉원도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그나마 목련이 조금씩 피기 시작한 대릉원 사진 스팟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젊은이들의 줄이 길게 이어져 있어 그나마 몇장 눌러대고는 서둘러 자리를 비워주어야 했다. 일찍 피기 시작하는 산수유만 여심을 흔들며 노랗게 봄을 알려주고 있었다. 오후가 되니 날씨마져 흐려지고 항상 화려한 꽃밭을 이루던 첨성대쪽도 쓸쓸하긴 마찬가지였다. 다만 막 피기 시작하는 목련이 그나마 화사하게 반겨주었다. 2024. 3. 24.
현충사 홍매와 백매 아산시 방화산 기슭에 있는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얼을 기리는 사당이다. 충무공의 영정을 모시고 있으며, 충무공이 살던 고택과 직접 활을 쏘던 활터도 둘러볼 수 있다. 3월이면 고택 앞 홍매화, 백매화 나무가 수려한 절경을 이루며, 봄꽃 출사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남녘에는 꽃소식이 하루가 다르게 들리는데 중부권애는 꽃샘추위로 개화가 더딘지 영 소식이 없다가 현충사에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른 아침부터 내달렸더니 사람도 별로 없고 매화만 곱게 피어 가슴을 설레게 하였다. 특히 현충사 매화는 고택의 지붕 곡선과 창호 문살, 아름드리 소나무와 어우러져 피어있기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매화의 명소이다. 옛 선비들이 매화나무를 좋아한 이유는 추운 날씨에도 굳은 기개로 피는 단아한 꽃과 은은하.. 2024. 3. 21.
재미있는 동네 모처럼 서울에 나갔다가 예전에 자주 들리던 동네를 찾아가 보았다. 몇년 사이에 동네는 많이 변해 있었고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었지만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의 애환도 보였다. 이제는 문래동의 철공소 대신 에술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2024. 3. 12.
우리동네 마지막 설경 올해는 눈이 자주 왔다. 그러나 도심에서는 해만 올라오고 나면 눈은 이내 녹고 길만 질척거렸지 설경다운 설경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2월도 끝날 무렵 내린 눈은 습설이어선지 한낮에도 잘 녹지않고 동네 공원에도 예쁜 설경을 보여주었다. 꼭 멀리가지 않아도 동네 공원에서 이렇게 멋진 설경을 볼 수 있다니 정말 동화 속 풍경 같았다. 강원도에서는 자주 내린 폭설 때문에 피해가 많다는데 어쩌면 올 겨울 마지막이 될 설경을 마음껏 즐긴 날이었다. 2024. 3. 1.
영금정의 일출 날씨가 흐린다는 예보는 들었지만 마지막 날은 영금정으로 일출을 보러 나섰다. 아직 해가 뜨기도 훨씬 전인데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정자는 이미 꽉 차있었다. 구름층 위로 서서히 하늘이 붉어지며 바다까지 묽게 물들이고 있었다. 아래는 부지런한 어부가 그물을 들고 일출은 아랑곳 하지않고 낚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드디어 구름층을 뚫고 해가 올라오자 사람들의 함성이 들려오고 올 한해도 무탈하게 지나가기를 각자 마음속으로 빌어보았다. 2024. 2. 26.
설악산 권금성 연휴 첫날 아침 사람이 몰리기 전에 일찌감치 설악산으로 들어갔다. 날씨는 봄날인데도 아직 산정에는 흰눈이 덮혀있고 설악동 입구 곰돌이 앞에는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몰려있다. 아이에게 설악산의 풍광을 보여주기 위해 권금성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다. 돌산 800m 위 80칸의 넓은 돌바닥 둘레에 쌓은 2,100m의 산성이 권금성이다. 산성을 만든 연대는 확실한 기록이 없어 알기 어렵지만 신라시대에 권씨와 김씨 두 장사가 난을 피하기 위해 쌓았다 하여 권금성이라고 한다. 날씨는 따뜻해도 산 위에는 눈이 그대로 있어 우리는 가벼운 아이젠을 신고 올랐는데 아무 준비가 없는 사람들은 미끄러워서 고생을 하는 것 같았다. 눈이 푹푹 빠지는 바위 위까지 올라간 손자는 내려올 생각을 안한다. 멀리 보이는 설악의 능선.. 2024.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