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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풍경)1084

우연히 만난 폐선 서해안 쪽 해안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갯벌에 딩굴고 있는 폐선을 보았다. 한때는 무엇때문인지 버려진 배에 마음이 끌려서 폐선 촬영을 하러 많이 다녔다. 갯골에 물이 들어오는곳을 찾아 장노출을 찍느라 바람 속에서 몇시간씩 서있곤 했다. 한때는 주인과 함께 바다로 나가 부지런히 고기를 잡았을테고 주인이 애지중지 했을 자그마한 배가 이제는 쓸모를 다하여 버려저 있다. 사람도 늙고 병들어 제 할일을 못하면 저렇게 쓸쓸하게 고립되어 있다가 잊혀저 가리라 생각하니 울컥 서글픈 생각이 든다. 2023. 12. 6.
갈대가 있는 풍경 요즘 억새는 눈에 많이 띄는데 갈대는 쉽게 눈에 뜨이지 않았다. 늦가을에는 의례히 갈대를 찾아나서 촬영을 하곤 했는데 올해는 갑자기 한파가 몰려와서인지 그마저도 귀찮아서 전에 촬영했던 갈대 사진을 찾아보며 위안을 삼고 있다. 갈대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2023. 12. 3.
올해 마지막 본 은행나무 올해는 황금빛 은행나무를 보기 힘들었다. 이상기온을 보이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서리가 내렸기 때문이다. 보통 은행나무는 서리가 내리면 잎을 다 떨군다는 속설을 믿었기 때문이다. 문광지나 아산 송곡리가 아니어도 오랜 세월을 이고 홀로 고고하게 자신을 물들이고 있는 오래 된 은행나무의 자태를 보고 싶었다. 그러나 차일피일 하는 사이에 서리가 내렸고 작년 홍천 은행나무 숲에서의 잎을 모두 떨군 황당했던 빈 숲만 보았기에 이예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남도여행중 장성 축령산 휴양림 근처에서 샛노란 자태가 아름다운 은행나무를 만났다. 그리 수령도 많지 않고 관광지도 아닌 평범한 동네 들녁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다. 은행나무 옆에는 누구나 와서 쉴수 있는 정자기 있고 텃밭도 있었다.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2023. 11. 30.
세량지의 물안개 이튿날은 화순에서 묵었기에 봄에 들렸던 세량지를 일찌감치 찾아갔다 가을단풍이 곱게 든 세량지의 명품 사진들이 유혹을 했기 때문이다. 그곳 역시 단풍은 하나도 들지 않았는데 예상치 못한 물안개가 호수를 뒤덮고 있었다. 처음에는 마치 온천물이 끓어오르듯이 뽀얀 물안개가 군데군데 피어오르더니 우리가 호수를 한바퀴 도는 동안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야말로 신기루를 보았다가 사라져 버리듯이 해가 떠오르자 흔적도 없이 물안개는 걷히고 말았다. 호수 가장자리로 기이하게 생긴 나무들이 물에 잠겨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숲속사이로 떠오른 햇빛에 이슬방울들이 보석처럼 반짝였다. 불과 몇 십분 차이로 찾아온 사람들은 물안개 흔적도 볼수 없었다. 2023. 11. 22.
담양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 길 아직은 조금 이른감이 있으나 메타세콰이어를 보기 위해 담양으로 넘어와서 먼저 들른 곳은 관방천 주변에 2킬로 가까이 심어져 있는 관방제림이다. 이곳에도 햇볕이 드는쪽은 붉게 물들었으나 반대쪽은 색감이 칙칙하였다. 그래도 아이들은 즐거워서 노란 옷을 입고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젊은 엄마는 아이들을 건사하느라 바쁘다. 오랫만에 메타세콰이어 길을 찾았는데 언젠가부터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니 관리를 하기때문인것 같다 입구쪽에는 별로 단풍이 들지 않았는데 물가로 오면서 기온차 때문인지 많이 물들어 있었다. 2023. 11. 19.
백양사 가는 길 이튿날 아침 채석강에서 일찌감치 일어나 백양사로 향했다. 백양사에 있는 백학봉은 학이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학바위가 백색이어서 백암산 백학봉이라 불렸다고 한다. 신라때부터 나라에 위기가 있을때마다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올해는 어딜가나 단풍이 예쁘지않다고 하더니만 단풍이 곱기로 유명한 이곳마저도 아직 물들지 않은 초록잎이 많고 그나마 잎이 말라서 오그라 들고 있었다. 그래도 오리들은 유유히 가을을 즐기며 여유롭게 유영을 하고 있다. 2023. 11. 16.
마곡사의 단풍 지난 월요일 마지막 단풍을 보려고 가을여행 날짜를 잡았는데 아침부터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계획을 포기할까 하다가 그냥 강행하기로 하고 집에서 두시간 거리인 공주 마곡사 부터 들렸다. 마침 절집에 도착하니 우중이라 그런지 사람 하나 보이지 않고 한적하였다. 몇 년전 좋았던 단풍 기억을 떠올리며 절집으로 발길을 옮기니 거짖말처럼 비가 그쳤다. 비를 맞아서 더욱 처연해 보이는 단풍나무가 잎을 잔뜩 떨구고 우리를 기다려주었다. 더구나 한창 단풍철인데도 비가와서인지 사람이 없어 너무 조용하였다. 단풍이 떨어진 절마당을 걸으며 "아까워라"를 연발하며 촬영을 하였다. 비가 그치더니 잠시 햇빛도 나와주어 나뭇가지에 매달린 보석같은 물방울과 색감이 더 화려해진 단풍나무를 보며 환호성을 지르던 날이었다. 2023. 11. 10.
만추의 창경궁 창덕궁에서 창경궁으로 넘어오는 문에는 사람이 지키고 있지만 경로인 사람들은 그냥 출입이 허용된다. 작은 쪽문을 통해 창경궁으로 넘어오니 어떤 여인에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전부터 이맘때면 창경궁의 추색이 아름다워 가끔 들르곤 했는데 올해는 가물어서인지 예년보다 단풍색깔이 곱지않았다. 그래도 가을을 즐기려 나온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한쌍의 남녀가 궁궐에서 포즈를 잡고 있고, 아래는 수녀님들도 가을풍경을 보고싶어 나들이 나오셨나보다. 가을풍경 속에 어우러진 사람들의 모습을 함께 담아보았다. 2023. 11. 8.
무봉산 금련사 민속촌 안에도 사찰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만큼 외진 곳에 있기도 하지만 다른 볼거리에 정신이 쏟다보면 그만큼 놓치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날 따라 학생들이 많이 와서 우리는 호젓한 금련사로 발길을 옮겼다. 무봉산 금련사라는 일주문 현판이 보인다. 일주문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져있는 돌장승이 온몸이 깨진 상태로 서있다. 민속촌 내에 있는 사찰 금련사는 구한말 무렵 대전 유성에 세워진 어느 사찰의 전각을 한국민속촌이 인수해 무봉산 자락에 그대로 옮겨 지었다고 한다.​​ 양쪽에 대나무가 빽빽하여 자라고 있어 한겨울에도 보기좋던 천왕문인데 이상하게도 한쪽은 모두 말라죽어서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다 일반 사찰의 보제루와 사물전 역할을 겸하는 자금광루를 넘어가면, 정면에 3층석탑과 더불어 금련사의 본.. 2023. 11. 2.
민속촌의 가을 한사협 용인지부에서 민속촌으로 하반기 출사를 갔다. 가까이 있기도 하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연회원을 끓어서 자주 갔었는데 요즘에는 통 못가다가 오랫만에 출사였다. 민속촌에는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하는 나무들과 오래 된 집들이 어우러져서 가을이 곱게 내려앉기 시작하였다. 아직은 초록색이 더많은 풍경이지만 오랫만에 들른 민속촌의 낯익은 풍경들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하루였다. 2023. 10. 30.
가을의 축제들 깊어가는 가을날, 용인농촌테마파크에서 국화와 허수아비 축제가 있다고 하여 친구와 아침 일찍 나들이를 갔다. 입장시간을 맞추느라 조금 일찍 출발했더니 요즘 기온차가 나서인지 안개가 자욱하여 가시거리가 짧았다. 그래도 원두막 사이로 가을꽃들이 예쁘게 피어있고 가을의 상징인 국화 축제답게 정원을 국화꽃으로 꾸며서 장식을 해놓았다. 정원 한켠에는 허수아비 축제로 한복을 입은 모양부터 갖가지 허수아비들이 각자 재미있고 기이한 장식을 하고 뽐내며 축제에 참여하고 있었다. 2023. 10. 27.
영흥수목원을 걷다 주말에 날씨도 화창하고 걷기 좋은 게절이라 어디로 갈까 검색을 해보니 집에서 30분거리인 수원에 영흥수목원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영통과 흥덕지구 사이에 있어서 이름을 영흥수목원이라 지었는지 주말인데도 주차장도 별로 붐비지 않고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위에 보이는 방문자 쎈터를 지나야 수목원으로 들어올수 있는데 입장료가 일반은 4,000원 경로는 무료이다. 쎈터 안에는 분위기 좋은 찻집도 있다. 새로 생긴 수목원이라 나무들이 크지는 않았지만 산 위로 산책로를 잘 만들어 놓아 한시간 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할 수있었다. 엣날에 보던 잎이 긴 노란 국화와 소국 화분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가을색이 묻어나는 나무숲에는 단란한 가족들이 소풍길이 되고 가을이 예쁘게 내려앉은 꽃밭에는 코스모스.. 2023.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