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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풍경)1084

이른 봄의 동강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 드는 아침 동강 지역에만 자생한다는 할미꽃을 만나러 오랫만에 동강을 휘돌아 가는 백운산 자락을 찾았다. 아직 햇빛이 들지 않는 바위는 봄빛에 인색했고 물빛도 어두웠지만 봄빛은 서서히 스며들고 있었다. 아찔한 바위 절벽에 붙어서 할미꽃을 촬영하는 사람들 정선의 한반도 지형 2023. 3. 19.
유채꽃의 물결 3월의 제주는 어딜가나 눈부신 유채꽃의 물결이 눈을 번쩍 뜨게 만든다. 검은색의 돌담 안에 터질듯 부푼 노란색은 가슴 벅찬 색채이다. 유채꽃밭 노오란 /나태주 유채꽃밭 노오란 꽃 핀 것만 봐도 눈물 고였다. 너무나 순정적인 너무나 맹목적인 아, 열여섯 살짜리 달빛의 이슬의 안쓰렁누 발목이여. 모가지여. 가슴이여. 2023. 3. 16.
매화와 동백 아침 일찍 중산간 쪽에서 성산쪽으로 달리다보니 하얀 솜사탕 같은 밭이 보였다. 남쪽에서 더러 매화 소식이 들리긴 했지만 이렇게 우연히 매화농장을 만나게 될줄 몰랐다. 주인은 아직 안보이고 우리는 주인없는 농장에서 한참을 꽃구경에 빠졌다. 매화 뿐 아니라 한쪽에는 감귤 나무와 동백꽃도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2023. 3. 13.
호수의 아침 오랫만에 동호회원들과 새벽 출사를 나갔다. 안성에 있는 고삼저수지는 예전에 자주 다니던 곳인데 오랫만에 들리니 주변 환경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새벽 어둠속에 웅크린 호수는 아직 깨어나지 않고 푸른 색을 띠고 있었다. 주변 동네 풍경도 5,6년 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어 여름이면 풍성하던 연밭도 텅 비어 있었다. 흐린 날씨 탓에 일출 시간이 지나도 깨어 날줄 모르던 호수에 붉은 빛이 서서히 물들며 구름을 뚫고 해가 올라왔다. 해가 올라오자 따뜻한 빛이 감돌며 호수가 개어나기 시작했다. 2023. 3. 7.
향적봉 가는 길 향적봉 가는 길은 사람들의 발길로 다져진 눈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신어도 조심스러웠다. 설산은 눈꽃으로 하얗게 치장을 하였고 간간이 사람들의 옷 색깔이 순백의 세상에서 표지석이 되었다. 2023. 2. 8.
덕유산 설경 지난주 마지막 설경을 보기 위해 어느 단체를 따라 무주 덕유산을 올랐다. 새벽 일찍 떠나 곤도라를 타고 산위에 오르니 정상에는 하얀 눈이 덮혔고 하얀 상고대와 눈꽃이 설원을 뒤덮어 환상의 설경을 만들고 있었다. 설천봉의 쉼터인 상제루에도 서리가 하얗게 붙어있고 나뭇가지마다 상고대가 피어 기막힌 설경을 만들고 있었다,. 곤도라에서 내리는 설천봉에는 스키와 설경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엉켜서 북적거렸다. 2023. 2. 5.
눈 오는 날 화성 방화수류정에서 나와 길을 건너면 서북공심돈이 보이고 긴 성곽을 따라 눈이 쌓인 고즈넉한 길을 걷는다. 눈이 와서인지 인적도 드문 하얀 길위에 발자국만 흔적으로 남아있다. 서북공심돈은 화서문 뒷쪽에 있으며 적의 동향을 살피고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든 곳이다. 하얀 길을 따라 오랫만에 장안문까지 걸어 본다 눈이 소복이 쌓인 소나무 뒤로 장안문이 우뚝 솟아 있다 장안문은 화성의 4대문중 북문에 속한다. 성문으로는 숭례문보다 크고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크다고 한다. 아래의 건축물은 북동적대인데 장안문 동쪽에 적을 감사하고 또한 공격할 수 있는 포대이다. 눈이 오면 젊은 여인들은 아이들처럼 즐거워하고 포즈를 취하곤 한다. 눈이 오는 날에도 일을 해야하는 나이든 여인은 날씨때문에 일이 버겁기만 하다. 2023. 2. 2.
순백의 자작나무 숲 흰눈이 푹푹 빠지는 날, 겨울의 원대리는 천상의 설국이었다. 겨울의 숲은 색과 치장이 사라지고 순수한 민낯을 보여준다. 하얀 수피를 입고 하늘높이 쭉쭉 뻗은 자작나무들은 파란 하늘과 어울려 신비스러울만치 아름다웠다.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모자를 쓴 앳된 연인들이 눈싸움을 하며 숲을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2023. 1. 27.
원대리의 겨울 명절 연휴에 하얀 눈을 보고 싶어 인제 원대리를 찾았다. 예상한 대로 높은 산 위에도 하얀 눈을 뒤짚어 쓴 산봉우리들이 그림처럼 둘러쌓여 있고 새벽 일찍 떠난 탓인지 주차장도 하얀 설원으로 변해 있었다. 우리도 아이젠을 장착하고 눈쌓인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더 부지런한 사람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산길을 오른다. 드디어 자작나무가 보이기 시작하고 침엽수에는 트리처럼 눈이 쌓였는데 자작나무에는 눈이 하나도 없이 하얀 가지들만 곧게 하늘을 향해 뻗어 있었다. 2023. 1. 24.
해국이 있는 해변 해국은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는 보라색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꽃이다. 주로 바닷가에서 많이 자라는데 바위틈이나 마른 모래땅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11월 중순 제주에도 거의 끝물이었지만 그래도 해국이 남아있는 해변을 찾아 나섰다. 종달리해변 근처에 해국이 있다는 말을 듣고 보랏빛 꽃군락을 만나러 갔다. 해국 /김경성 부리가 둥글어서 한 호흡만으로도 바람을 다 들이킨다.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는 그는 수평선의 소실점에 가닿을 수 있는 것은 향기뿐이라고 부리 속에 향 주머니를 넣어 두었다 후 우우 내쉴 때마다 곡예사처럼 바람의 줄을 잡고 절벽을 오르는 향긋한 숨 둥근 부리를 열어 보이는 일이 하늘 높이 나는 것보다 더 농밀하다 날지 못하는 바닷새, 상강 무렵 바다를 향해 연보라빛 부리를 활짝 열었다 향기가 하늘.. 2022. 12. 9.
만추의 내장사 가는 길 변산에서 묵은 우리는 만추의 내장산을 보기 위해 일찌감치 길을 나섰다. 11월 중순 답지않게 포근한 날씨때문에 붉게 물든 단풍이 떨어지지 않고 기다려 줄것 같아서이다. 기대한 대로 내장사 가는 길은 농염한 여인처럼 붉은 물결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엷은 안개가 걷히자 빛까지 좋은 날씨여서 단풍잎은 어린아이 얼굴처럼 투명하게 비치고 물이 마른 계곡에는 떨어진 빨간 단풍잎들로 만추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젊은 여인들만 단풍놀이를 하고 가을의 정취를 즐기란 법이 없지 않은가. 머리가 하얀 어르신이 벤치에 앉아 가을을 음미하고 계시다. 절정을 치닫던 우화정의 추색도 점점 퇴색되고 늦가을의 쓸쓸함이 묻어나는 산기슭이 저무는 가을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2022. 11. 23.
늦가을의 현충사 안개가 미처 물러가지 않은 아침 아산 은행나무 숲 곁에 있는 현충사를 들렸다.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이지만 곡교천에 올때마다 들렸던 곳이라 답사는 여러번 했고 이날은 조용한 정원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고 싶어서였다. 예상했던 대로 현충사에는 가을이 무르익어 여러가지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사람도 드문 조용한 숲속에서 빨간 카펫처럼 단풍잎으로 뒤덮힌 언덕을 걸으며 행복했던 하루였다. 2022.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