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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품

전시 작품 哀 < 슬픔 >

by 아네모네(한향순) 2013. 7. 23.

                < 슬픔 >

 

    몸속 깊숙이 젖은 슬픔의 강을 건넌다는 것은

 

홀로 사막을 오르는 것처럼 포기하지 않고

 

긴 인내의 터널을 통과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 생진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혼자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중략~~~~~

 

잠베지 강의 후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스무 살 첫사랑 느낌으로

 

서늘한 콧날 굳게 다문 입술

그리움으로 일렁이는 눈길 머문

강물과 하늘이 몸을 섞는 경계선에서

나는 한편의 역사를 읽는다.

    

깊고 푸른 강물을 거슬러 올라

낯선 여행객을 실어 나르던

아버지의 아버지가 다녔던 그 강 위에서

그는 숙명처럼 노를 저었다.

 

구리 빛 핏줄이 선명한 팔뚝에서

땀으로 얼룩진 삶의 흔적들

 

사람들은 그저

그들의 기억을 한 장의 사진으로 남겨 놓을 뿐

언어와 풍습이 다른 사람들 틈에서

오히려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고된 하루를

알지 못한다.

 

핏빛 슬픔처럼 붉고 검은 노을이

눈빛을 닮아 가면

원무를 추며 소리 내어 하늘에 주문을 외던

용맹한 전사의 후예가 되어

숭고한 기도로 하루를 대신한다.

 

세상 곳곳에서 불어오는 아름다운 유혹과

물질의 풍요 앞에서

궁핍은 초라하게 야위고

검은 다리를 후려치지만

 

목숨처럼 지켜야 할

가문의 명예와 당당한 위엄

엎드려 경배하면

위대한 강을 지켜라

환영으로 다가오는 나직한 음성

    

부름에 충실한 심복처럼

믿음으로 화답한다.

    

 

 

비애   (정 환 기 )

 

 

빈배   ( 한 향 순 )

 

 

홀로서기  ( 정 환 기 )

 

 

차귀도의 일몰  ( 한 향 순 )

 

 

사막을 오르며  ( 정 환 기 )

 

 

각시당의 전설  ( 한 향 순 )

 

 

외딴 집  ( 정 환 기 )

 

 

장성의 슬픔  ( 한 향 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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