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기/호주 뉴질랜드

하비 베이 (hervey bay )

by 아네모네(한향순) 2009. 10. 19.

 

 

오늘은 하비 베이로 떠나는 날이다. 식구들 모두 아침 일찍 일어나 부산을 떨었는데도 출발 시간은 10시쯤이나 되었다.

 

아무튼 우리부부와 아들네 식구 4명에 딸 주연이까지 무려 7명이 한차에 타고 게다가 짐까지 가득 싣고 무거운 출발을 하였다.

 

 위험을 감수하고 많은 인원이 한차로 가기로 한 것은 목적지까지의 운행시간이 적어도 4시간은 넘으리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대신 아이들은 어른의 무릎에 앉히고 경찰차가 지나가면 의자 밑으로 숨어야 한다고 웃지 못 할 교육까지 시켰다.

 

사실 우리의 목적지는 "프레이저 아일랜드"이지만 브리즈번의 여행사에서 위험때문에 아이들 동반은 안 된다고 하여 무조건 그 근처인 하비 베이로 가서 방법을 구해보기로 하고 출발을 한 것이다.

 

 하비 베이는 브리즈번에서 북쪽으로 300KM 쯤 떨어진 작은 도시이다.

 

보통은 세계 최대의 모래섬인 프레이저 섬을 가기 위한 거점 도시로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험프백 고래가 지나가는 루트로도 유명하다.

 

해마다 7월에서 10월까지 이 조그만 마을에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 모두 고래를 보러 왔노라고 대답할 정도라고 한다.

 

 

수없이 많은 형형색색의 예쁜 새들이 나무 위에 앉아 지저귀고 있다.

 

 

드디어 긴 시간끝에 하비 베이에 도착하여 예약된 리조트로 들어갔다.그러나 그때부터 난관은 시작되었다.

 

아들이 프런트에 가서 프레이저 섬 관광을 알아보니 다음날은 모두 예약이 끝나서 갈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미처 주말의 수요를 예상하지 못하고 온 우리의 불찰이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프레이저 섬 관광이기에 모두 실망을 하여 풀이 죽어버렸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궁리를 짜내었지만 모든 식구가 2박 3일을 휴가일정으로 잡았기에 숙소도 그렇고 돌아가는 시간도 그렇고 둘째 날의 관광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였다.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프레이저 섬을 못보고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아쉬워서 무리가 되더라도 마지막 날 투어를 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긴 것은 어렵사리 아이들을 동반한다는 허락은 얻었지만 길이 험해서 꼭 베이비 카시트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차에 7명이 포개어 앉아왔는데 카시트를 실어올 공간이 있었겠는가.

 

우리가 다시 낙담을 하고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프런트에서 대여하는 곳에 부탁하여 카시트를 빌려다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궁하면 통한다더니 그때서야 우리는 한숨을 내쉬고 가벼운 마음으로 짐을 풀고 바다로 나갔다.

 

 

약간 흐린 날씨 탓인지 바다색은 그다지 예쁘지 않았지만 끝도 없이 펼쳐진 해안가 모래밭을 뛰어 다니며 꼬마들은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하비 베이의 해변은 정말 길게 이어져있는데 나무로 선착장처럼 만들어 놓은 멋있는 제티가 몇 군데나 놓여있었다.

 

이곳에 있는 제티는 배가 정박하는 곳이 아니고 전망대 같은 목조다리인데, 석양에 물든 바다와 어울려 아주 낭만적인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제일 마지막에 있는 제티는 길이가 1KM 정도 되는데, 어둠이 내려앉으니 멋진 가로등이 켜지며 낚시꾼들이 몰려들어 줄줄이 낚싯대를 늘여놓고 있었다.

 

더구나 다리 밑 검푸른 바다에는 덩치 큰 페리칸이 유유자적 망중한을 즐기고 있어 더욱 이국의 정취를 느끼게 하였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저녁 식사는 시원한 테라스에서 하기로 했다.

 

그곳에도 멋진 식탁 이 있어 준비해간 고기를 굽고 가져간 양주로 건배도 하였다.

 

더구나 출렁이는 검은 바다위에 뜬 보름달을 보며 우리의 여행이 아무 탈 없이 마무리되기를 기원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바다를 내려다보니 벌써 부지런한 사람들이 커다란 개들과 함께 산책을 나왔다가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희한하게도 이곳의 개들은 모두 물을 무서워하지 않고 유유히 바다로 들어가서 수영을 즐기곤 했다.

 

더구나 이 해안은 우리나라의 서해안처럼 밀물 썰물의 간만의 차이가 큰데 아침나절에는 밀물시간인지 모래톱 끝까지 바닷물이 밀려와 철썩이고 있었다.

 

우리도 바다의 유혹을 견딜 수 없어 아침을 먹자 아이들을 데리고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물이 약간 차갑긴 했으나 손자인 종욱이가 하도 좋아하는 바람에 빨리 나올 수가 없었다.

 

온 식구가 그런대로 물속에서 조금 놀다가 다시 아파트 안의 실내수영장으로 옮겨 소금기를 씻어낸 다음 그곳에서 수영을 즐겼다.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옷을 갈아입고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사탕수수와 럼주로 유명한‘번다버그’를 가려고 했으나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 될 것 같아 그저 하비 베이 주위를 돌아보기로 했다.

 

우리는 배들이 정박해 있는 선착장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고래를 보러가는 관광선도 구경했다.

 

이곳에는 7월부터 10월까지 험프백 고래가 나타나기 때문에 그때는 고래를 보기위해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또한 해안가를 따라 산책코스를 잘 만들어 놓았는데 그곳을 돌다가 이곳의 명물이라는 <칩스 앤 피시>를 시켜서 맛보기로 했다.

 

이것은 여기에서 아주 흔하게 보이는 메뉴인데 감자튀김과 생선튀김을 섞어서 소스와 같이 나오는 음식이다.

 

특히 아이들은 감자튀김을 아주 좋아하는데 우리가 야외 벤치에서 먹다보니 숲속을 어슬렁거리던 주둥이가 긴 새들이 냄새를 맡고 저희들도 먹겠다며 몰려들어 질겁했다.

 

 

 

        

 

하비 베이를 몇 시간 돌다보니 아이들이 힘들 것 같아 오늘은 내일의 강행군을 위해 일찍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또한 어제 둘째손자 종호가 모래 위를 많이 걷더니 아침에 일어나서 발목이 아프다고 한참을 우는 바람에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한참 후에야 아프던 다리가 풀렸는지 잘 놀아서 다행이었지만 내일도 또 아프다고 하면 큰 낭패이기 때문에 무리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해외 여행기 > 호주 뉴질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씨월드와 무비월드 (2008, 12 )  (0) 2009.10.22
프레이저 아일랜드(2009, 1 )  (0) 2009.10.20
캥거루와 함께  (0) 2009.10.19
아이들과 크리스마스를...( 2008, 12)  (0) 2009.10.18
마지막 시내관광  (0) 2009.10.0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