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쿨호수는 가는 길도 험하지만 3,000미터가 넘는 고원에 있어 일년에
여름 3개월 동안만 타인의 출입을 허락하는 곳이다.
그러기에 자국민들도 못가본 사람들이 많으며 그만큼 자신의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관광명소이다.
우리 일행도 전날 유르타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왕방울만한 별사진도 찍고 장엄한 설산이 드리운
호수의 반영도 찍어보려고 잔뜩 기대를 하고 왔으나 우리가 도착할 때부터 검은 구름을
몰고 오던 하늘은 드디어 밤새 비를 뿌리고도 모자라 새벽에도 잔뜩 흐려있었다.
그러나 하늘이 하시는 일을 어쩌겠는가. 아무리 하늘이 열리기를 기다려도 끝내
날씨는 좋아지지 않고 고산병을 호소하는 일행은 울상을 짓고 있었다.
힘들게 먼곳까지 왔으나 송쿨의 자태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우리는 아쉬운 하산을 서둘러야 했다.
고원지대라 그런지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구름이 야속하기만 하다.
이른 새벽부터 배가 고팠는지 허허 벌판에 어린 망아지 한마리가 나와서 풀을 뜯고 있었다.
땅이 울불퉁하게 솟아오른 굴곡진 곳에도 풀이 나서 자라고 비현실적인 구릉이 생겼다.
조금 날이 개이는가 싶었지만 세찬 바람이 불어 호수는 일렁이고 설산을 넘지 못한 구름은 다시 먹구름을 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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