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긴 사람은 왠지 슬퍼 보인다. 지탱해야 할 고개가 무거워서일까.
목이 길어 슬픈 족속이 있다. 태국-미얀마 국경 산악지대의 카렌족(빠둥족)이 그들이다.
카렌족 여자 아이들은 다섯 살 때부터 놋쇠 고리를 목에 착용하기 시작해
성장이 멈출 때까지 계속 늘려 평생을 차고 산다.
처음에는 가느다란 고리를 사용하고 나이가 들수록 더 굵고 무거운 고리를 쓴다.
고리는 낱개가 아니라 하나의 긴 스프링을 감는 식으로 채워진다.
미얀마의 소수민족 중 하나인 카렌족은 고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미얀마의 주류민족인 버마족에 의해 억압을 받아오던 카렌족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이후 카렌 독립 국가 건설을 요구해왔으나
미얀마 군부에 의해 탄압당해 여러 지역으로 이주하여 난민이 되었다.
미얀마 군사 정부의 박해와 탄압을 피해 도망쳐 나온 이들이
타이에서 관광객들의 눈요기로 전락하고 있다.
카렌족은 여자아이가 5살이 넘으면
묵직한 놋쇠 고리를 목과 다리에 걸기 시작해
점점 더 큰 고리로 바꿔 끼워 평생 동안 목을 늘인다.
현지 관광업자들은 이들을 관광 상품으로 이용하고,
타이 정부는 이를 방관한다.
관광업자들은 카렌족을 소수민족들이 모여사는
난민촌 밖 마을에 격리시켜 구경시키며
관광객들에게 마을 입장료를 받고 있다.
몇년전 미얀마에 갔을 때도 동물원의 원숭이 구경하듯이 아무 생각없이
카렌족을 촬영한 적이 있지만 그런 아픈 역사가 있는 줄은 태국에 와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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