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
임 창 하
어디론가 떠나면서 건네받은 산수국
지난날 영산나루 강둑에서 만나보고 잊고 또 잊었는데
보랏빛 겉 꽃잎은 호위무사처럼 벌 나비를 유혹한다
가까이 다가서 들어다 보니 당신 같은 참꽃도 피워 가는데
속절없이 변해가는 마음이 블루로 남았다
보랏빛 꽃잎 같은 시절의 속죄가 서럽기도 그립기도 하여
일찍 떨군 꽃잎들은 강 톱에서
외발로 서서 우는 왜가리 같은 흰 꽃 무더기로 변해간다
일평생 가져 보지 못한 찬란한 헛꽃의 꿈들은
당신이 떠나간 빈 허공에
하나 둘 셋
별을 메어단다
언제부터 산수국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산수국의 가운데 자잘한 부분이 유성화이고
둘레의 화려한 꽃잎은 벌 나비를 유혹하기 위한 헛꽃 무성화이다.
자기는 일생 산수국의 헛꽃처럼 살았다는 어느 수필가의
슬픈 유고집을 읽고 나서부터였을 것이다.
산수국을 여러 기법을 이용하여 몽환적으로 표현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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