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올것 같지 않던 봄이었지만 세상은 봄빛으로 한껏 무르익어
여린 연녹색 이파리들과 연분홍 꽃들이 봄의 노래를 하고 있었다.
오랫만에 귀국한 이들을 데리고 시부모님 묘소에 갔다가 근처에 있는 전등사에 들렸다.
시아버님은 화장을 싫어하시고 굳이 매장을 원하셨다.
그래서 십년 후에 뒤따라 가신 어머님도 본인 의지와는 다르게 매장으로
아버님 묘소 옆에 나란히 모셨다.
우리가 맏이는 아니지만 외국에 사는 아들세대에는 저 묘소들이 어찌될까 걱정이 된다.
정녕 싹이 트지않을 것 같던 늙은 고목에서도 연녹색 새순이 돋고
주위의 어린 나무와 만개한 봄꽃들과 더불어 봄의 찬가를 부르고 있다.
자연은 서로 다른 나무들도 이렇게 골고루 어울려서 합창을 하는데
사람들은 굳이 내편 네편을 가르고 헐뜯기에 바쁘다.
부처님 오신날이 가까워서인지 사찰에도 알록달록 연등으로 치장을 하고
모처럼 거리두기에서 풀려난 사람들이 봄볕을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이년 넘게 사람들을 옥죄었던 코로나가 이대로 물러나 줄것인지 아리송하다.
전등사는 작년 가을 답사겸 들렸던 곳이라 설명은 생략하고
가족들과 그저 봄 분위기에 취했다 온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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