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은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는 보라색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꽃이다.
주로 바닷가에서 많이 자라는데 바위틈이나 마른 모래땅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11월 중순 제주에도 거의 끝물이었지만 그래도 해국이 남아있는 해변을 찾아 나섰다.
종달리해변 근처에 해국이 있다는 말을 듣고 보랏빛 꽃군락을 만나러 갔다.
해국
/김경성
부리가 둥글어서 한 호흡만으로도 바람을 다 들이킨다.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는 그는
수평선의 소실점에 가닿을 수 있는 것은 향기뿐이라고
부리 속에 향 주머니를 넣어 두었다
후 우우 내쉴 때마다
곡예사처럼 바람의 줄을 잡고 절벽을 오르는 향긋한 숨
둥근 부리를 열어 보이는 일이
하늘 높이 나는 것보다 더 농밀하다
날지 못하는 바닷새, 상강 무렵
바다를 향해 연보라빛 부리를 활짝 열었다
향기가 하늘까지 해조음으로 번졌다
바다가 새보다 먼저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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