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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기/스페인 포르투칼 모로코

정열의 나라 스페인 여행기 (2009, 10 )

by 아네모네(한향순) 2009. 10. 31.

 

 

 

 

   정열의 나라 스페인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남미를 여행하면서부터이다.

   그 넓은 땅덩어리의 남미국가들이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스페인어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무적의 스페인 함대들이 신대륙으로 쳐들어가서 여러 나라를 정복했지만, 남미

국가들은 언어부터 문화까지 스페인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었다. 하물며 도시이름이나 거리이름도 같은 경우가 많았다.

 

사실 이번에는 러시아와 북유럽을 가고 싶어서 계획을 세웠으나 가을은 계절적으로 적합지 않다고 하여 남유럽 쪽인 스페인과 포르투칼을 보기로 했다. 거기다 북 아프리카에 속하는 모로코 여행은 생각지도 못한 덤이었다.

 

늘 그렇듯이 일단 가기로 결정을 하고나니 걸리는 일도 많고 멀쩡하던 몸도 여기저기가 아파왔다. 그렇지만 그런 걸림돌로 출발을 미루다보면 영 가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에 무조건 강행을 하기로 했다. 물론 내게 제일 큰 지원군은 동행인 남편이었다.

 

 <호텔 앞에 놓여있던 올리브 기름 짜는 기계>

 

 

아침 일찍 공항버스를 타고나가 수속을 하고 비행기를 타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거기서 프랑크푸르트까지 11시간 40분이 걸리고 다시 두어 시간 기다렸다가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니 몸은 젖은 솜처럼 무겁고 찌뿌듯했다.

 

 비행시간이 무려 14시간쯤 되는듯했다. 그래도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호텔에 도착하니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캄캄한 밤인데도 시차 때문인지 쉽게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우리는 공항에서 사간 양주로 칵테일을 만들어 여행이 아무 탈 없이 끝나기를 기원하며 간단히 건배를 하였다.

 

 

서너 시간이나 잤을까 일찍 잠이 깨어 시계를 보니 새벽 4시였다.

 

남는 시간을 반신욕을 하며 땀을 빼고 호텔 밖으로 나오니 아직 해는 뜨지 않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정원에는 올리브나무와 기름을 짜는 오래된 기계가 전시되어 있었다.

 

 

   

< 호텔 정문의 올리브 나무들>

 

 

<바르셀로나의 아침 >

 

생각보다는 깨끗한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드디어 관광을 시작하기 위해 버스를 탔다.

 

어제 공항에 도착할 때 우리 나이 비슷한 중년 부인이 마중을 나왔었는데, 설마 그분이 가이드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에는 우리 교민이 얼마 되지 않고 유학생이 없어서 스페인에서 41년을 살고 있다는 그분이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었다.

 

아무튼 그 나이에도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그 여인의 열정과 용기에 박수라도 쳐주고 싶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의 제2의 도시인만큼 올림픽으로 잘 알려져 있고 피카소와 천재 건축가인 가우디를 배출해낸 도시이다.

 

우리는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로 알려진 안토니 가우디의 최후의 작품인 <성가족 성당>으로 향했다.

 

우선 <사그리다 파밀리아>로 불리기도 하는 이 성당은 가우디가 1883년부터 모든 제작과 건축을 책임지고

 

40년 동안을 만들다가 죽는 바람에 지금은 여러 명의 건축가들이 힘을 합하여 아직도 짓고 있는 건축물이다.

 

앞으로도 200년은 더 걸려야 완공을 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울 정도의 규모였다.

 

 

성당은 예수님의 탄생과 수난 그리고 영광을 주제로 했는데,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4개의 탑과 그리스도의

 

살아있는 것 같은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정문앞쪽으로 조각되어 있는 작품들은 얼마나 정교하고 부드러운지 돌이 아니라 마치 진흙으로 빚어 놓은것 같았다.

 

 내부에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오르내릴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크고 아직도 공사가 계속되고 있었는데 얼마나 웅장하고  

 

아름다운지 그저 감탄사만 연발했다.

 

 

 

 

반대쪽 면에는 현대식 기법으로 조각되어 있는 성경 이야기들이 펼쳐저있다.

 

 

 

 

그 다음 행선지는 역시 가우디가 모든 설계를 하고 직접 만든 <구엘 공원>이다.

 

새로 지은 고급 주택단지에 휴식처를 만드는데, 재료는 타일 만드는 곳에서 못쓰게 된 조각들이나 돌들을 주워서 만든 기막히게 아름다운 공원이다.

 

일찍이 시대를 앞서간 가우디는 그 당시에는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후세에 와서는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정하는 건축가가 된 것이다.

 

 

 

일부러 비스듬히 쌓아서 안정성을 고려한 축대

 

 

 

공원을 뒤로하고 바르셀로나 최대의 번화가인 <람블라스>거리를 구경하다가 재래시장을 발견하고 쇼핑을 했다.

 

주로 풍성한 과일과 먹거리를 파는 시장이어서 우리도 칠리모아, 석류와 포도등을 한보따리 샀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젤리와 이곳에서 유명한 돼지고기 훈제인 "하몽"도 맛을 보기 위해 조금 샀다.

 

거리를 걸어 내려 오다보니 그림을 파는 화가들이 있어 우리도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가 세라믹으로 만든 원색의 투우를 하는 그림 한 점을 구입했다.

 

점심은 바다가 보이는 해변가로 가서 스페인의 특식인 "빠에야"를 먹었다.

 

빠에야는 오래전에 서울에서 맛보기는 했는데 여기서는 해물을 더 많이 넣어서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점심을 먹고 해변가로 나가 바람을 쏘이다보니 이곳에도 가끔 상의를 입지 않은 여인들이 남의 시선은 아랑곳없이 모래벌판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유럽 사람들은 그저 햇빛만 있으면 몸을 드러내고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 습관인가 보았다.

 

 

오후에는 바르셀로나의 거리 구석구석을 누비며 다녔다.

 

우선 옛 로마인들이 살던 동네를 구경하고 올림픽이 열렸던 경기장이 있는 "몬주익 언덕"으로 발길을 돌렸다.

 

올림픽이 열리던 경기장은 무지하게 넓고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었다.

 

감동적인 장면은 경기장 옆 정원에 우리 황영조 선수의 조각이 돌로 새겨져 있었다.

 

아마도 스페인과 결연을 맺은 단체에서 세운 것 같았는데 먼 이국땅에서 그 조각을 보니 가슴이 울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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