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일기(동,식물)

능소화

by 아네모네(한향순) 2021. 7. 26.

 

능 소 화

                                                        나 태 주

 

누가 봐주거나 말거나

  커다란 입술 벌리고 피었다가,

  떨어지는 어여쁜

  슬픔의 입술을 본다

  그것도

  비 오는 이른 아침

  마디마디 또 일어서는

  어리디 어린 슬픔의 누이들을 본다.

 

 

오랫만에 양평쪽을 가다가 커다란 나무를 휘감고 피어있는 능소화를 보았다.

키가 큰 능소화 둥치는 멀리서 보아도 환한 불기둥처럼 한눈에 띄었다. 

비록 다른 나무의 힘을 빌어서 꽃을 피우고 있지만 얼마나 실하게 피어있는지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그곳은 삼십년 전부터 가끔 들르던 힐하우스였다.

 

 

 

세월과 함께 늙어온 건물이 아직 건재해 있음에 반가움이 앞섰다.

우리는 오랫만의 옛추억을 곱씹으며 그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젊은날의 감성과 빛바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남한강을 바라보며

모처럼 감회에 젖던 날이었다.

 

 

 

 

 

 

 

'사진일기(동,식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달  (0) 2022.01.03
추억속의 열매들  (0) 2021.11.24
뜰보리수 열매  (0) 2021.06.13
작약  (0) 2021.05.25
등꽃  (0) 2021.05.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