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사진작가인 한영수(1933-1999)는 한국전쟁 때 학도병으로 참전했고
제대 후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급격히 변하는 사회상을 기록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미군 PX에서 카메라를 구입한 뒤 사진 잡지를 보며 사진 기술을 독학했다.
그리고 여유롭고 따스한 시선으로 <서울 풍경>을 담아냈다.
작가는 1956년부터 1963년까지 길에서 만난 여성들을 작가만의 독보적인 시각으로 기록했다.
이번 전시는 특히, 그 여성들의 ‘당당함’에 주목하였다.
사진 속 여성들은 남자들 앞에서도 부끄러워하거나 주눅 들어 있지도 않으며,
남자를 유혹하는 웃음도 슬픈 울음도 없다. 양장을 빼입고 거리를 활보하거나 다방에 앉아 독서하고,
공원 벤치에서 신문을 읽는다. 광주리를 머리에 인 채 아이를 업고 있다.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나이의 보통 여성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생생한 시선과
세심하게 포착한 앵글에 담겨 있다.
한국전쟁 이후 시대가 주는 우울함에 매몰된 이미지가 아닌, 현대사를 살아가는 진짜 여성들의 모습은
당대의 ‘멋’과 함께 풍성한 인간적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한영수는 상업사진에도 일가를 이루었는데 영화 포스터나
광고사진의 대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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