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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기/호주 뉴질랜드

황금을 찾아 소버린 힐로~

by 아네모네(한향순) 2009. 10. 4.

 

 

 오늘은 밸러랫 지역에 위치한 소버린 힐로 향했다.

 

멜버른에서 1시간30분 거리인 소버린 힐은 19세기 금광 마을을 재현한 호주판 민속촌이다.

 

"멜버른을 이해하려면 꼭 이곳에 와 봐야 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옛날에는 금광 주변에서 흐르는 물에 세수를 하면 얼굴에 남아 버석거리는 것이 죄다 사금이었다고 한다.

 

이곳에 금광이 개발되면서 주로 영국이나 아일랜드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꿈꾸며 황금을 찾아

 

이곳으로 몰려들었고, 많은 일꾼들을 중국에서 데려오다 보니 멜버른이 호주 제1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처음 소버린 힐에 들어서니 아직 시간이 일러서인지 관광객도 별로 없고 거리는 너무나 조용하였다.

 

집이나 건물 모두 19세기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고 그곳에서 물건을 팔거나 생활하는 사람들도 모두 민속의상을 입고 있어 그야말로 영화에서 보았던 풍경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 같았다.

 

우리는 우선 지하 탄광에서 금을 채굴하여 금을 만드는 공장을 견학하고, 대장간이나 양초 만드는 곳 등 그들의 생활상을 차례로 돌아보며 내려왔다.

 

 

 

 

 

오늘따라 날씨도 을씨년스럽고 점심을 할 만한 식당도 마땅치 않아 준비해온 빵과 우유로 대충 허기를 달랬다.

 

나중에 위쪽으로 올라가니 관광객을 위해 마련한 넓은 휴게실과 스낵을 파는 곳이 있어 우리의 조급함을 후회하였다.

 

같이 출발한 일행 중에 일부는 농장을 들렸다가 오는 사람들 때문에 우리 먼저 입장을 해서인지 대충 관람을 끝냈어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또한 자국민이 아니어서인지 역사적인 공감도 덜하고 더구나 관광객을 위한 재미나 볼거리가 적은 것 같아 관람시간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돌다보니 거리 한 가운데에 크지 않은 개울이 흐르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줍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바로 흐르는 물에 넓적한 대야 비슷한 것으로 물을 떠서 사금을 채취하는 중이었다.

 

옛날 그 시대와 똑같은 방법을 재현하고 있었다.

 

우리도 조금 흉내를 내보다가 곧 포기를 하고 중국인들이 기거하던 마을로 발길을 돌렸다.

 

중국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가족도 없이 5,6천명이 일자리를 찾아 왔다는데, 겨우 몸을 누일만한 천막 하나에 비참한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인지 중국인들은 일찌감치 호주에서 자리를 잡아 지금은 막강한 경제권을 쥐고 있는 무시할 수 없는 민족으로 자리매김을 했다고 한다.

 

 

 

 

금광촌을 나와 건너편에 있는 황금 박물관을 모두 관람하고도 시간이 남아 버스에서 눈이나 붙일까 싶어

 

버스 문을 두드리니 기사가 자기도 휴식을 취하는 중이니 정해진 시간에 오라며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다시 되돌아 관광지에 입장 할 수도 없는 처지이고 가까이에 쉴만한 공간도 없어 얼마나 난감했는지 모른다.

 

 

 

하는 수 없이 기념품을 팔던 곳이었는지 허름한 건물 옆에서 의자를 발견하고 느긋하게 책을 읽으며 모처럼 사색에 빠졌다.

 

원래 여행이란 휴식과 여정, 그리고 느낌을 소중히 하며 즐겨야하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기위해 ‘빨리 빨리’문화에 길들여진 우리는 갑자기 주어진 시간의 공백 앞에 당황했다.

 

이제 노년의 우리에게 다가올 그 많은 휴식과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시간의 공백을 느긋하게 즐기는 연습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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