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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품

수지 포토스페이스 회원전

by 아네모네(한향순) 2017. 11. 6.



지난 주에 수지 포토스페이스 회원전이 있었다.

작년에 이어 같은 제목으로 올해도 4점을 출품했다.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출품했던 전시작을 올려본다.




길에서 길을 생각한다.

           

감히 범접 할 수 없는 거대한 설산을 바라보며 길을 걷는다. 이 길을 얼마나 더 가야 할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이

그저 길을 따라 묵묵히 발걸음을 옮길 뿐이다. 등에 진 배낭은 어깨를 짓누르고 다리는 천근만근이다.

누가 그 길을 가라고 등을 떠민 것도 아니고, 오로지 가야 할 길이기에 내가 선택한 길이다.

그리고 돌아 갈 수 없으니 그저 앞을 보며 걸었을 뿐이다.

가끔은 가위에 눌리듯 힘들게 길을 걷다가 꿈에서 깰 때가 있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걸어 온 길을 뒤돌아본다.

길은 뿌연 안개 속에서 끊어질 듯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자신은 앞만 보며 반듯한 길을 걸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길은 반듯하지도 뚜렷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아직도 무거운 짐을 꾸리고 낯선 길을 찾아 헤매는지 모를 일이었다.




매번 새로운 길을 찾아 길을 떠나면서 어쩌면 자신의 실체를 찾고 싶었는지 모른다.

대개의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극복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안나푸르나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으려는 목마름으로 여행자들은 오늘도 길 위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우리의 인생길에도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넓고 평탄 한 길, 좁고 구불구불하며 휘어진 길, 안개가 끼어 앞길이 막막한 길,

설산을 향해 가는 위험한 빙하의 눈길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넓고 평탄 한 길을 원하지만, 어디 그것이 마음대로 되던가.

이제 인생의 저물녘에 와서 뒤돌아 본 나의 인생길은 평탄하지만도 않았고 구불구불 휘어지지만도 않았다





평탄한 고속도로를 가다가 천 길 낭떠러지를 만나기도 했고, 아슬아슬한 설원을 걷다가

 빙하에 균열이 생기는 크레바스에도 빠질 뻔 했다. 아직도 삶은 나에게 안개처럼 그저 어렴풋하기만 하다.

그래도 재미없던 삶에 위안과 기쁨이 될 수 있는 사진을 만난 것은 커다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 친구와 오랫동안 동행하면서 어느 길을 가야 올바른 길인지 그 길에서 쓰러지지 않고 포기하지 않을지 길에서 길을 생각한다.

더불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많은 동행들과 소통하고 교감하고 싶다.

 

작가 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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