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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풍경)

추억속의 풍경

by 아네모네(한향순) 2023. 12. 13.

 

날씨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갑자기 한파가 몰아치는가 하면 

봄 날씨처럼 따뜻한 기온이 며칠째 지속되더니 영동지방에는 폭설이 쌓였다고 한다.

연말이라 그런지 마음만 바쁘고 내일,모레는 또 비소식이 있다.

이맘때면 보러 가던 산수유 마을 풍경이 그리워지는 밤이다.

 

 

성탄제 / 김종길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山茱萸)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늘한 옷자락에

  ()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 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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