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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화사한 봄의 전령사 매화

by 아네모네(한향순) 2014. 3. 5.

 

 

 

아직은 추위도 그대로이고 무채색의 거리풍경도 황량하기만 한데,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이 봄이 코앞에 와 있음을 알려준다. 벌써 남녘에는 이른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렸다는 소식도 전해져온다. 아무리 겨울이 춥고 길어도 매화는 계절을 시기하지 않고 봄을 준비하였나보다.

 

화사하게 핀 매화를 보면 매서운 눈보라와 한파 속에서도 그 마른 나뭇가지 어디에 눈부신 꽃망울을 잉태했는지 참으로 대견하고 신비로울 따름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선인들도 매화를 사랑하고 칭송하며 매화는 아무리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며 절개를 뜻하는 시를 읊었는지 모른다. 매월당 김시습은 야매(野梅)라는 시에서

.

 

눈길에 홀로 명아주 지팡이 짚고 그대 찾아가니

그 속에 참뜻이 있어 깨달았다 도로 매혹되네.

무심한 마음 생각으로 가득해

달이 서녘으로 다 기울도록 떠나지 못하네

 

라고 읊었으며 도산서당에 매화를 심어놓고 여러 편의 시를 읊은 퇴계 이황선생의 매화사랑도 유별나다.

그러나 상처와 아픔을 감내하지 않고 매화 또한 어찌 꽃을 피울 수 있겠으며,

혹독한 긴 겨울을 이겨내지 않고 어찌 봄이 오겠는가.

팍팍했던 우리네 삶도 긴 겨울 지나고, 꽃이 흐드러진 봄을 마중할거나.

 

 

 

                                                         < 불교> 3월 호 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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