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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주변

형도와 외딴나무

by 아네모네(한향순) 2019. 6. 7.



수섬을 지나며 왼쪽으로 허리가 동강 난 듯 멀리 보이는 바위산이 형도이다.

한때는 어민들이 물고기를 잡고 조개를 캐던 바다 속의 섬이었던 형도.

바닷물이 얼마쯤 들어왔는지 가늠하기 위해서 저울 섬으로 불렸던 형도는,

시화호 간척사업으로 인하여 마구 파헤쳐져서 허리가 동강 난 채 피폐하게 버려진 땅이 되었다.



원래 형도를 가려면 다른 진입로를 이용해야 하지만 오늘은 멀리서 보기만 했다.

형도에는 약간의 보상을 받고도 예전의 삶의 터전을 떠나지 못하고 어렵게 살고 있는 산동네 사람들이 있다.

한때는 연안어업의 중심지였던 형도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호수에 고립된 불모지가 되었어도,

그들은 새로운 터전을 찾지 못하고 그곳에 남아서 불편한 생활을 고수하고 있다.



형도에 가면 아직도 바다냄새가 나고 바닷가에서나 볼 수 있는 조개껍질이나 굴 껍데기가 여기저기 남아있다.

더구나 가을에는 붉은 칠면초와 나문재나물이 지천으로 자라고 있어 그곳이 한때 바다였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제는 바닷물도 들어오지 않는 습지가 되어 삘기와 갈대만이 우거졌지만

그런 쓸쓸함을 좋아하는 이들이 찾아가는 오지의 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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