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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139

물안개 피는호수 물안개 피어오르는 호수 한 향 순 늦가을이 되면 가고 싶은 곳이 있다. 그리움처럼 몽환적인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호수가의 아침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날, 안성에 있는 고삼저수지에 가면 뽀얀 안개 속에 섬처럼 군데군데 떠있는 좌대가 보이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는 .. 2014. 11. 4.
청초한 가을의 꽃 구절초 청초한 가을의 꽃 구절초 한 향 순 밤새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새벽의 어둠을 가르며 뿌연 안개 속을 뚫고 길을 나섰다. 가을의 향기를 품은 구절초를 만나러 나선 길이다. 세종시 장군산자락 어느 산사에서 스님이 몇 년 동안 구절초를 정성껏 심고 가꾸어서 구절초 축제까지 연.. 2014. 10. 6.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한 향 순 팔에 휘감기는 바람이 선뜻하고 바람 따라 어디든 가고 싶은 계절이다. 한때는 고깃배가 들어오고 갯벌에서 조개를 줍던 바다였던 곳. 이제는 시화호 간척사업으로 바다도 섬도 아닌 넓은 들판에 갈대가 끝없이 펼쳐져있는 곳이 있다. 햇빛을 받아 은빛 물.. 2014. 9. 18.
메밀꽃 필무렵 메밀꽃 필 무렵 한 향 순 수그러들 것 같지 않던 무더위가 물러나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늦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곳이 있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봉평이다. 9월이 되면 하얀 메밀꽃이 온 동네를 뒤덮고, 소금을 뿌려 놓은 것 같은 메밀밭을 보.. 2014. 9. 2.
갯벌 속의 폐선 갯벌 속의 폐선 한여름의 열기로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던 날, 시원한 바닷바람이라도 쏘이러 바다에 나갔다. 작은 포구에는 썰물이 되어 검은 갯벌이 모습을 드러내고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작은 섬 뒤로 불그레한 노을이 조금씩 잠겨들고 있었다. 한낮에 작열하던 태양도 더위에.. 2014. 7. 31.
몸과 마음을 식혀주는 청량한 계곡 몸과 마음을 식혀주는 청량한 계곡 한 향 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7월은 몸과 마음이 모두 열기에 탈진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도 잠시 접어두고 휴가라는 명목으로 자연을 찾아 떠난다. 게다가 장마라도 시작되면 눅눅하고 꿉꿉한 기분을 떨치기 위해 필사적인 일상탈출을 시.. 2014. 7. 2.
post cards 한여름의 궁평항 뜨거운 햇볕이 정수리에 꽃이는 한여름 덥혀진 몸과 마음을 식히려 바다를 찾는다. 한줄기 소나기가 지나간 하늘엔 고운 무지개 서고 이마를 훑고 지나가는 짭짤한 바람이 시퍼렇게 날선 가슴을 쓸어준다. 낭만적인 목조 다리에는 낚시꾼들이 꿈을 낚고 그 위를 선회하.. 2014. 6. 30.
우음도 연가 새순이 고물고물 돋아나던 연녹색의 계절이 가고 초록의 계절인 6월이 오면 절기로는 여름이 시작된다. 숲은 무성해진 나무들로 몸살을 하고 그때 쯤 나른해진 몸과 마음을 바람에 깨우기 위해 우음도를 찾는다. 그곳에는 늘 바람이 많다. 또한 이맘때쯤이면 광활한 들판을 솜털처럼 하.. 2014. 6. 6.
함박웃음을 머금은 여인의 향기 함박웃음을 머금은 여인의 향기 한 향 순 녹음이 짙어진 오뉴월의 나른함이 권태롭게 찾아들 때 쯤, 깊은 산속 골짜기를 걷다가 보면 은은한 향기에 이끌려 만나게 되는 꽃이 있다. 까르르 하고 함박웃음을 터트리는 여인 같은 꽃, 바로 작약이라 불리는 함박꽃이다. 요즘에는 공원이나 .. 2014. 6. 1.
신록에 뒤덮힌 자작나무 숲 신록에 뒤덮인 자작나무숲 한 향 순 성급하게 꽃망울을 터트린 봄꽃들이 꽃잎을 흩날리며 하나 둘 지고 있다. 너무나 짧은 꽃의 산화에 허망함을 느낄 때쯤, 꽃이 진 자리에서 연둣빛 잎사귀가 고물고물 삐져나오는 신록의 계절이 온다. 그렇게 온 세상이 녹색의 계절이 오면 어느 숲인들.. 2014. 5. 2.
post cards 잠베지 강의 후예 강물과 하늘이 몸을 섞는 경계선에서 나는 한편의 역사를 읽는다. 핏빛 슬픔처럼 붉고 검은 노을이 그의 눈빛을 닮아 가면 원무를 추며 소리 내어 주문을 외던 용맹한 전사의 후예가 되어 숭고한 기도로 하루를 대신한다. <여행작가 > 5,6 월호 post cards 2014. 4. 20.
고향의 꽃 진달래 고향의 꽃 진달래 이른 봄 남도에서 간간이 전해지던 꽃소식이 드디어 4월이 되면, 모든 대지 위에서 한꺼번에 꽃을 피워 올린다. 매화 산수유를 비롯하여 흐드러진 벚꽃과 우아한 목련까지 천지가 꽃 대궐이다. 그러나 꽃이 흔하지 않던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야산에 핀 개나리, 진달래.. 2014.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