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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기/동유럽

항가리의 부다페스트

by 아네모네(한향순) 2009. 4. 29.

 

 

오늘은 오스트리아를 떠나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향했다. 헝가리는 공산 이데올로기가 무너지고 가장 빠르게 개혁의 물결이 요동치고 있는 나라였다.

특히 EU에 가입하고부터는 모든 물가도 오르고 경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부다페스트는 다뉴브강을 중심으로 부다 지역과 페스트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부다 지역은 이름대로 산이 많은 지역이다. 숨이 찰 만큼 언덕을 한참 올라가면 마차시 교회와 어부의 요새가 나온다. 마차시 교회는 전형적인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교회인데 마차시 왕의 명령으로 뾰족한 첨탑이 덧붙여지며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어부의 요새는 다뉴브강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곳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는데, 긴 회랑으로 이어져있으며 고깔모양의 지붕이 마치 동화에 나오는 집 같았다.

 

 

 

겔레리트 언덕을 올라가면 시내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야말로 “다뉴브의 진주”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경치가 아름다웠다. 페스트지역의 인상적인 곳은 역시 국회의사당 건물이었는데, 네오 고딕양식의 건물에 뾰족한 지붕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솟아있는 화려한 건물이었다.

그러나 그 앞의 광장은 수많은 헝가리의 역사를 안고 있었는데, 한때 그 광장에서 2시간동안 6천명을 학살시켜서 피바다를 이룬 가슴 아픈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자유를 찾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어떠한 날씨에도 꺼지지 않고 항상 타오르는 불꽃을 피워놓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다페스트의 진수는 “밤의 야경”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해가 진 후 유람선을 타고 다뉴브강을 돌아오는데, 마치 다른 도시에 온 듯한 착각이 들만큼 신비스럽고 아름다웠다.

시에서 관광객을 의식하여 아름다운 조명을 설치했는지, 각 건물마다 특유하고 신비스런 조명으로 건물의 특징을 잘 살려 놓았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속 을 지나오듯 배는 유유히 도시를 가로질러 흐르며 우리를 환상 속에 젖도록 했다.

 

젊은 연인들이 갑판 위에 기대어 사랑을 속삭이는 것을 보니, 우리도 좀더 젊을 때 왔다면 더욱 황홀하고 낭만적인 밤이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느새 격정적인 젊음을 흐르는 강물처럼 부질없이 흘려보내고 우리도 인생의 황혼 길에 서있다고 생각하니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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