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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기/동유럽

오스트리아의 짤츠브르크와 비엔나

by 아네모네(한향순) 2009. 4. 28.

 

 

 

울창한 숲 속을 지나자 마치 평화의 상징처럼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초원과 목가적인 집들이 섬처럼 떠있는 독일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 짤쯔브르크로 향했다. 짤쯔브르그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가 태어난 음악의 도시로도 유명하지만, 원래는 소금이 많이 나서 “소금의 성”으로 불렸다고 한다.

 

 

구 시가지를 벗어나 신시가지 쪽으로 나오니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촬영한 장소로 유명한 미라벨 궁과 미라벨 정원이 나온다.

영화에서 아이들과 노래를 부르며 뛰어다니던 단발머리 여선생의 청순하고 발랄하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미라벨 정원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옛날 궁정 콘서트를 자주 열었던 만큼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더구나 정원에서 올려다본 호엔 짤츠브르크성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비록 시간이 없어 직접 올라가 보지는 못했지만 온 시내가 한눈에 보일 것 같은 언덕에 위치해 있어 더욱 신비스럽게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영화의 촬영지로 유명한 짤츠 캄머굿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여 환상적인 호수에서의 유람선 탑승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밤 10시가 넘어 도착한 숙박지에는 길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어두워져 있었다.

 

 

 

쉔부른 궁전과 그 후원은 옛 명성을 증명할 만큼 규모도 웅장하고 잘 가꾸어 있었다. 1700년경에 합스부르크가의 마리아 테레지아에 의해 지어졌는데 여름에는 왕들이 가족들을 데리고 이곳에서 피서를 즐기며 사냥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일정에도 없던 비엔나의 묘지공원을 둘러보았는데 정말 묘지 같지 않게 아름답게 꾸며 놓았다. 그리고 아주 합리적으로 매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묘비 아래 평면으로 묘지를 만들어 뚜껑을 덮어 놓았는데, 일가의 식구가 죽는 순서대로 시신을 넣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묘지 뚜껑에 손잡이가 없는 것은 매장이 모두 끝난 것이고 손잡이 고리가 달린 것은 아직도 들어갈 식구가 남아 있다는 표시라고 한다.

 

 

비엔나의 중심지역인 게른트너 거리로 나가 성 슈테판성당을 찾았다. 대표적인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으로 들어가니 내부에는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져 웅장함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더구나 화살촉처럼 뾰족한 첨탑은 비엔나를 대표하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비엔나 중심부에는 각국의 관광객들이 모여들어 말 할 수 없이 혼잡하였다. 두 마리의 말이 이끄는 마차가 관광객들의 발 노릇을 하느라 분주했는데, 대신 마차에서 떨어진 말똥 냄새로 코를 들 수가 없었다.

 

 

 

 

또한 거리에는 모델들이 중세 복장을 한 후 금물이나 은물을 입혀 조각처럼 꾸민 뒤에 모델료를 받고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사람이 아닌 조각품이라고 여기고 그냥 지나치다가 옷깃을 잡아끄는 바람에 혼비백산 한 적이 있었다. 아무튼 비엔나 시내는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 때문에 벌어들이는 수입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우리 일행도 지친 다리를 쉬느라 비엔나커피 대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방인의 여정(旅情)을 만끽하였다.

 

 

저녁은 비엔나 토속 음식점에서 특별한 와인과 전통 음식을 먹었는데, 그 유명한 “비엔나 소세지” 맛은 우리 입에는 좀 짭짤한 편이었다. 그리고 악사들이 나와서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흥을 돋구어 주었는데, 마침 같이 간 일행 한분의 생일이어서 우리 테이블은 전통 와인과 생일축하 노래를 선물로 받고 흥겨운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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