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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불탑의 나라 미얀마

by 아네모네(한향순) 2022. 8. 10.

 

불탑의 나라 미얀마

 

                                                                                                                                        한 향 순

 

불교문화의 오랜 전통을 온전하게 보존해 가고 있는 미얀마는 어디를 가든지 불탑을 볼 수 있다.

가는 곳마다 불탑이 수없이 많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부처의 미소가 환하게 피어 있다.

마치 먹고 숨을 쉬는 것처럼 기도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그들에게 불교는

종교를 넘어 그들의 삶 전체인 것 같았다.

우리는  미얀마에서 비행기를 타고 역사의 도시 바간으로 향했다.

바간은 1057년 아노리타 왕이 버마를 통일할 당시 바간 왕조의 수도였으며,

그때의 영광이 지금까지 2,500여개의 파고다로 남아있다.

바간의 수많은 불탑들이 의미 있는 것은 포로와 노예들을 시켜 강제로 지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극진한 신앙심으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불심(佛心)의 결정체라는 것이다.

 

 

그 당시에 사람들은 탑을 만드는 것이 현세에서 최고의 공덕을 쌓는 일로 여겼기 때문이다.

천년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올드 바간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데,

도로포장이 안 되어있고 거리가 멀어서 도보로는 다니기가 어렵고 보통은 마차나 자전거를 이용한다.

바간에 있는 불탑을 차례로 돌아보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 위엄이 있는 쉐지곤 파고다에는

부처의 치아 사리가 봉인되어 있어 보물 1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미얀마 여행은 맨발의 투어라고 할 만큼 모든 사원과 파고다는 꼭 맨발로 입장을 하여 처음에는 무척 곤욕스러웠다.

 

 

쉐산도 파고다의 가파른 계단 역시 맨발로 올라야했기에 따갑고 힘은 들었지만,

여행이 무르익을 즈음엔 맨발도 자연스럽고 편하게 느껴졌다.

이튿날 아침에도 쉐산도 파고다에 올라 태양과 함께 떠오르는 열기구의 일출 사진을 찍고

이라와디 강변에 있는 부퍼야 사원으로 향했다.

이라와디 강은 히말라야의 설산이 녹아 흘러든 물로 남북을 관통하는 미얀마의 젖줄이며,

이곳 사람들은 이 강을 성스럽게 여긴다고 한다. 우리는 이틀 동안 바간에 머물면서

강 주변에 사는 서민들의 생활상을 돌아보았다.

 

 

다음날 다시 바간에서 국내선을 갈아타고 만달레이로 향했다. 미얀마 제2의 도시이자 버마왕조의 수도였던

만달레이는 문화 종교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수천 명의 스님들이 수행하고 교육시킬 수 있는

마하간디용이라는 커다란 수도원과 비구니를 교육시키는 수도원 등, 수많은 불교 수도원이 산재되어 있는 곳이다.

미얀마는 불교 국가답게 거리 곳곳에서 이른 아침부터 탁발을 나온 스님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탁발은 출가한 수행자가 무소유를 실천하기 위하여 절에서 나와 발우를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음식을 얻는 수행법을 말한다.

스님들은 탁발을 통해 아집과 아만(我慢)을 버리고 무소유를 실천하며 공덕을 쌓는다고 한다.

마하간디용 수도원에는 오전 10시쯤이면 탁발을 해온 음식을 나누어 먹는 공양의식이 거행된다.

수천 명의 스님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탁발을 하고 공양을 하는 모습은 경건하다 못해 장엄하기까지 하다.

 

 

마지막으로 들른 미얀마의 영혼이라는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는 너무도 웅장하고 장엄하였다.

둘레의 길이가 426미터 높이 99미터의 황금불탑이 모든 미얀마의 문화와 역사를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비록 불자는 아니지만 거대한 불교 성지 앞에서 저절로 경건해지고

마음이 숙연해지는 것은 모든 종교의 힘이 아닐까한다.

 

 

                                                                                2022년 여름호 <여행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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