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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사막을 오르며

by 아네모네(한향순) 2022. 9. 20.

 

사막을 오르며

 

                                                                    한 향 순

 

 

억겁의 세월동안 침식된 계곡은 물에 씻겨

모래를 만들고 바람은 그것을 실어 날랐다.

바람에 실려 온 모래는 높은 산 때문에

도망가지 못하고 고독한 모래 언덕을 만들었다.

동트기 전, 분홍빛 여명이 모래언덕을 비출 때

우리는 사막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발은 자꾸 모래 속에 빠지고

가까이 보이던 정상은 점점 멀어지기만 했다.

황금을 찾아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는 죽음의 계곡.

거친 자연 그대로의 모습처럼 황량하고

처절해서 더 아름다운 곳 데스밸리

 

사막을 오르는 것은 힘든 오늘을 잘 사는 것과 같다.

우리 삶의 고비에는 몇 개의 사막이

더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2022년 9월호  <좋은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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