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된지 벌써 이틀째이군요. 해가 바뀐다고 특별하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그래도 새해에는 좀 더 부지런하자고 새마음으로 다짐해봅니다.
친구님들도 올 한해 건강하시고 좋은 인연으로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겨울 연지에서
한 향 순
밤새 윙윙거리던 바람이 잦아들더니
연지에는 하얀 무서리가 내렸다.
벌집 같은 연밥은 알맹이 텅 비워내고 껍질만 남긴 채
하얀 서리 맞으며 밤새 울었을 것이다.
연꽃이 한여름 뙤약볕 아래 화려하게 꽃을 피운 건
저 그릇에 연밥을 채우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햇볕과 바람과 빗방울로 뜸을 들인 연밥을
누구에게 내어주고 지금은 빈 몸으로 누었는가.
지금은 무서리 맞으며 외로움에 몸을 떨지만
한때 고결하고 우아한 자태로 환호를 받던 연꽃처럼
누구나 한 시절 푸르지 않았던 생이 있겠는가.
2023년 12월 < 좋은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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