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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모음/수필집(한줄기 빛을 찾아서)37

내 손에는 무엇이 들려있을까 내 손에는 무엇이 들려있을까 한 향 순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뀐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일이나 새로운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새로운 다짐이나 겸허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새해 새달이다. 더구나 지난해 세밑 끝자락에 시아버님을 저세상으로.. 2012. 1. 30.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한 향 순 요즘 TV를 보면 노래나 춤, 혹은 연기분야에서 치열한 경연을 펼쳐서 승부를 가르는 프로들이 많아졌다. 또한 각 분야의 숨은 실력자들이 공개 오디션을 보고 전문인으로 데뷔를 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보는 사람도 손에 땀이 날 정도로 팽.. 2011. 12. 2.
손에도 표정이 있다. 손에도 표정이 있다. 한 향 순 명치끝에 깍지를 끼어 맞잡은 두 손은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었다. 뭉툭한 손가락에는 마디마다 매듭이 지고 온통 주름투성이의 손은 노동의 흔적과 살아온 오랜 연륜을 말해주듯 아주 고단해 보였다. 그 옆에 단호하게 꽉 쥔 주먹은 어떤 힘과 결단력, 그리고 허물 수 없.. 2011. 7. 12.
한줄기 빛을 찾아서 한줄기 빛을 찾아서 한 향 순 소녀의 등 뒤로 무지개 색깔의 영롱한 빛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여학생은 수줍은 듯 가방을 길게 내려뜨리고 좁은 골목을 올라가고 있다. 오른쪽으로는 허름한 시멘트 담장이 거만하게 서있고, 왼쪽으로는 너무 낡아서 칠이 벗겨진 건물의 외벽이 흉측한 모습으로 버.. 2011. 2. 25.
가을 바람 가을바람 한 향 순 지난여름은 길고도 지루했다. 예년에 비해 유난히 무더웠고 비도 많이 왔다. 하필 여름의 한가운데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위에 이사를 했다. 막상 거처를 옮기려고 묵은 살림을 끄집어내고 보니, 아무리 버려도 끝없이 버릴 것들이 나왔다. 그동안 마치 쓰레기 .. 2011. 1. 4.
굽이치지 않고 흐르는 강물이 어디 있으랴 굽이치지 않고 흐르는 강물이 어디 있으랴 한 향 순 비몽사몽간에 허우적거리다 잠이 깼다. 깜짝 놀라서 시계를 보니 새벽 3시가 넘었다. 아니 이게 무슨 낭패인가. 황급히 핸드폰을 찾아보니 내 옆에 얌전하게 그대로 놓여있다. 어제 저녁 알람을 맞춰놓고 여러 번 확인까지 했는데 울리지 않은 것은 .. 2010. 8. 24.
보고 싶다는 말 보고 싶다는 말 한 향 순 전화를 받던 날은 괜히 마음이 설레어서 잠까지 설쳤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 속을 더듬어 보아도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도대체 누가 나를 그토록 보고 싶어 한단 말일까. 혹시 말을 전해준 사람이 이름을 잘못 말한 건 아닐까. 다른 일에 열중해 있다가도 .. 2010. 2. 4.
교감과 소통 교감(交感)과 소통 어느 날 TV에서 참으로 놀라운 장면을 보았다. <TV 동물농장>이라는 프로에 어떤 여인이 나왔는데, 신기하게도 동물과 교감하는 능력을 지닌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고 했다. 그녀는 개나 고양이와 눈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그들의 감정을 알아내어 상처를 쓰다듬어.. 2009. 11. 27.
일송정 푸른 솔은 일송정 푸른 솔은 언제부터인가 잘생긴 나무를 보면 가던 길을 멈추고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젊을 때는 길을 가다가도 용모가 수려한 사람이나 멋쟁이 여인들이 주로 눈에 띠었는데 요즘은 사람보다는 예쁜 들꽃이나 나무들을 관심 있게 보게 된다. 늠름한 몸체에 무성한 잎으.. 2009. 11. 8.
,색채로 영혼을 깨우다. 색채로 영혼을 깨우다. 한 향 순 올봄엔 우연히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로 해서 사찰을 찾을 일이 잦았다. 만물이 소생하고 죽은 것 같던 마른 나무에서도 꽃을 피워 올리는 4월에는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고즈넉하면서도 기품이 넘치는 해남의 대흥사를 다녀왔고 신록이 짙어지는 5월에는 친구부부와 .. 2009. 11. 2.
바람이 지나온 길 바람이 지나온 길 한 향 순 오늘도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한 오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랜만에 재회하는 친구를 만나듯 가슴을 설레며 행사장에 도착하니 벌써 확성기를 통해 들려오는 안내 멘트가 백일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더구나 오늘은 여러 가지 축하 이벤트가 포함되어 .. 2009. 10. 25.
시간의 모래속에서 사금을 찾다. 시간의 모래 속에서 사금(砂金)을 찾다. 한 향 순 살다보면 가끔은 익숙지 못한 시간 속에서 당황할 때가 더러 있다. 그날도 갑자기 남아도는 시간의 공백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하루 종일 관광지를 돌아본다기에 간식과 음료수만 챙겼을 뿐, 배낭에 책 한권 넣어오지.. 2009.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