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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모음195

거목의 그늘 거목의 그늘 한 향 순 목을 한껏 뒤로 젖히고 키가 큰 소나무를 올려다보았다. 파란 하늘이 보이고 강한 햇빛이 나뭇잎에 교차되어 눈이 부셨다. 몸을 이리저리 낮춘 후에야 겨우 커다란 나무의 솔잎들을 자세히 올려다 볼 수 있었다. 듣던 대로 거목들은 푸르고 청정했다. 더구나 솔숲에 .. 2014. 12. 1.
폐선 폐선 한 향 순 늦여름의 열기가 아직 남아있는 오후, 시원한 바닷바람을 쏘이려 바다에 나갔다. 작은 포구에는 썰물이 되어 검은 갯벌이 모습을 드러내고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작은 섬 뒤로 불그레한 노을이 조금씩 잠겨들고 있었다. 한낮에 따갑던 태양도 서쪽으로 기울며 점점 쇠락하.. 2014. 12. 1.
신비한 고원의 나라 티베트 신비한 고원의 나라 티베트 한 향 순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하얀 설산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신비한 고원의 나라 티베트. 히말라야 산자락에는 어김없이 오색 깃발 무더기인 룽다와 타르초가 바람에 펄럭이는 티베트의 풍경들을 TV로 보면서 마치 전생에 내가 살았던 고향처럼 친.. 2014. 11. 14.
인디언의 성지 인디언의 성지 한 향 순 미국 애리조나 주의 붉은 모래사막을 한참 달려서 도착한 곳은 나바호 인디언의 신성한 성지(聖地) 모뉴멘트 밸리이다. 이곳은 한때 서부영화의 산실이었고, 아메리카 원주민 나바호(Navajo)족의 터전이었다. 메마른 땅에 나무 한 그루 찾아 볼 수 없는 척박한 곳이.. 2014. 9. 12.
미소가 아름다운 불교의 나라 미소가 아름다운 불교의 나라 한 향 순 미얀마 여행을 결정하고 보니 아는 정보라곤 우리에게 각인된 버마 아웅산 폭파사건과 오랜 군부독재로 인하여 세계와 담을 쌓던 은둔의 나라 정도였다. 그러나 막상 그곳에 도착해서 보니 2011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이곳을 방문하여 정.. 2014. 6. 12.
風馬 룽다와 타르초 풍마(風馬) 룽다와 타르초 한 향 순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하얀 설산들이 빙 둘러 쌓여있는 천상의 고원 히말라야. 나무 한그루 없는 거친 황야에는 어김없이 오색 깃발 무더기인 룽다와 타르초가 위안처럼 꼭 나타나곤 한다. 정작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티베트의 풍경들을 TV로 보.. 2014. 5. 12.
인디언의 성지 인디언의 성지 한 향 순 이곳은 나바호 인디언의 신성한 성지(聖地)이다. 우리가 미국 애리조나 주의 붉은 모래사막을 한참 달려서 도착한 곳은 바로 인디언들의 보호구역 안에 있는 모뉴멘트 밸리이다. 이곳은 한때 서부영화의 산실이었고, 아메리카 원주민 나바호(Navajo) 족의 신성한 삶.. 2014. 3. 5.
삶의 여정 喜, 怒, 哀, 樂 삶의 여정 희(喜), 노(怒), 애(哀), 락(樂) 한 향 순 두어 달 전에 북 유럽의 여러 나라를 다녀왔다. 그때의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특히 인상이 깊었던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비겔란 조각공원의 사진들을 다시 들춰본다. 십여 년 전, 잘 아는 지인이 쓰신 수필 중에 이공원에 세워져 있는 모.. 2014. 3. 4.
인연의 끈 인연의 끈 한 향 순 바람이 많이 불던 날 바다에 나갔다. 작은 포구에는 밀물 때인지 방파제 가까이로 물이 출렁이며 들어오고 있었다. 방파제 아래에는 긴 밧줄이 매어져 있었는데, 저 멀리에 배 한척이 긴 줄에 간신히 매달려 흔들거리고 있었다. 바닷물 속에 잠겨서 배를 지탱하고 있는.. 2014. 3. 4.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곳 바라나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바나라시 수많은 사람들이 인도여행을 하고나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중심지가 바로 바라나시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기에 더 인도 여행을 하고 싶었고, 바라나시에 와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바라나시는 인도인뿐 아니라 모든 힌두교인들에게 으뜸가는.. 2013. 12. 18.
바다를 그리워하는 형도 바다를 그리워하는 형도 형도를 생각하면 내 가슴속에는 늘 쓸쓸한 바람소리가 난다. 특히 늦가을의 형도에는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과 인적 없는 벌판에서 바람을 맞고 띄엄띄엄 서있는 앙상한 나무들 때문에 더욱 쓸쓸한 느낌이 짙어진다. 한때는 어민들이 물고기를 잡고 조개를 캐던 바다 속의 섬이었던 형도. 바닷물이 얼마쯤 들어왔는지 가늠하기 위해서 저울 섬으로 불렸던 형도는, 시화호 간척사업으로 인하여 마구 파헤쳐져서 허리가 동강 난 채 피폐하게 버려진 땅이 되었다. 행정구역이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독지리로 되어있는 형도에는 약간의 보상을 받고도 예전의 삶의 터전을 떠나지 못하고 어렵게 살고 있는 산동네 사람들이 있다. 한때는 연안어업의 중심지였던 형도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호수에 고립된 불모지가 되었어도,.. 2013. 10. 15.
나만의 풍경을 소유하다. 나만의 풍경을 소유하다. 해발 1500미터가 넘는 산꼭대기는 의외로 평평했다. 다행이 길이 잘 닦여 있어 꼬불꼬불하게 굽은 길을 차로 오르긴 했지만, 높은 산위에 이렇게 넓은 평원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산꼭대기의 대평원은 셀 수도 없이 많은 호수를 품고 있었다.. 2013.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