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글모음195

봄을 기다리며 봄을 기다리며 오늘따라 창밖의 바람소리가 예사롭지가 않다. 우리 집이 아파트 고층이어선지 “윙~윙”거리는 소리가 마치 <폭풍의 언덕>에서 히스크리프를 부르는 캐서린의 목소리처럼 음산하게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봄이 코앞인데도 날씨는 여전히 쌀쌀하고 찬바람은 앙.. 2012. 12. 21.
남에게 웃음을 주는 일 남에게 웃음을 주는 일 며칠째 벼르던 퍼머넌트를 하기 위해 미장원에 들렸다. 여전히 그곳은 나이든 손님들로 붐비고 칠십을 바라보는 원장님은 오늘도 건강한 웃음을 지으며 반겨주었다. 유난히 머리카락이 가늘고 숱이 없어 파마가 잘 나오지 않는 나는, 석 달에 한 번쯤 단골 미장원.. 2012. 12. 21.
가을 연가 가을 연가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그동안 늦더위 탓인지 시월이 되고도 “덥다. 덥다.”했는데 갑자기 며칠 전부터 기온이 떨어지더니 오늘은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어 무언가 허전한 마음을 돋구어주었다. 어느새 가을이 그림자처럼 가까이 다가온 것이다. 가끔은 저녁을 먹고 .. 2012. 12. 21.
두달 간의 추억 두 달간의 추억 무심코 방문을 열다가 빈방의 썰렁한 기운에 놀란다. 아직 치우지 못한 아이들의 장난감과 옷가지들이 눈에 띄고 잠버릇이 고약해서 이리저리 구르며 자던 녀석들의 귀여운 모습이 눈에 선하다. 호주에서 태어나 자란 손자들이 방학 중에 한국에 왔다. 저희 부모는 바빠.. 2012. 12. 21.
두번째 수필집을 발간하다. 책을 내면서 수필을 공부하고 쓰기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수필은 나에게 생경하고 어려운 숙제입니다. 첫 번째 수필집 <불씨>를 출간한지 5년이 지났습니다. <불씨>에는 그동안 살아온 나의 삶이 모두 녹아 있습니다. 기억의 그물을 쳐놓고 삶의 씨줄과 날.. 2012. 11. 7.
내 손에는 무엇이 들려있을까 내 손에는 무엇이 들려있을까 한 향 순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뀐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일이나 새로운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새로운 다짐이나 겸허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새해 새달이다. 더구나 지난해 세밑 끝자락에 시아버님을 저세상으로.. 2012. 1. 30.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한 향 순 요즘 TV를 보면 노래나 춤, 혹은 연기분야에서 치열한 경연을 펼쳐서 승부를 가르는 프로들이 많아졌다. 또한 각 분야의 숨은 실력자들이 공개 오디션을 보고 전문인으로 데뷔를 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보는 사람도 손에 땀이 날 정도로 팽.. 2011. 12. 2.
손에도 표정이 있다. 손에도 표정이 있다. 한 향 순 명치끝에 깍지를 끼어 맞잡은 두 손은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었다. 뭉툭한 손가락에는 마디마다 매듭이 지고 온통 주름투성이의 손은 노동의 흔적과 살아온 오랜 연륜을 말해주듯 아주 고단해 보였다. 그 옆에 단호하게 꽉 쥔 주먹은 어떤 힘과 결단력, 그리고 허물 수 없.. 2011. 7. 12.
한줄기 빛을 찾아서 한줄기 빛을 찾아서 한 향 순 소녀의 등 뒤로 무지개 색깔의 영롱한 빛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여학생은 수줍은 듯 가방을 길게 내려뜨리고 좁은 골목을 올라가고 있다. 오른쪽으로는 허름한 시멘트 담장이 거만하게 서있고, 왼쪽으로는 너무 낡아서 칠이 벗겨진 건물의 외벽이 흉측한 모습으로 버.. 2011. 2. 25.
가을 바람 가을바람 한 향 순 지난여름은 길고도 지루했다. 예년에 비해 유난히 무더웠고 비도 많이 왔다. 하필 여름의 한가운데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위에 이사를 했다. 막상 거처를 옮기려고 묵은 살림을 끄집어내고 보니, 아무리 버려도 끝없이 버릴 것들이 나왔다. 그동안 마치 쓰레기 .. 2011. 1. 4.
굽이치지 않고 흐르는 강물이 어디 있으랴 굽이치지 않고 흐르는 강물이 어디 있으랴 한 향 순 비몽사몽간에 허우적거리다 잠이 깼다. 깜짝 놀라서 시계를 보니 새벽 3시가 넘었다. 아니 이게 무슨 낭패인가. 황급히 핸드폰을 찾아보니 내 옆에 얌전하게 그대로 놓여있다. 어제 저녁 알람을 맞춰놓고 여러 번 확인까지 했는데 울리지 않은 것은 .. 2010. 8. 24.
후배의 글 < WoORI 들이 권하는 추천도서> 여름 휴가철이 도래하면 유난히도 많이 나오는 기사 중 하나가 <00회사 CEO 권하는 추천 도서> 다. 왜 늘 CEO들만 추천도서를 권하는 걸까? 땀띠 나게 더운 여름, 산으로 바다로 여름휴가를 다녀오는 것도 좋지만 수 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는 가.. 2010.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