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글모음195

중학동의 추억 중학동의 추억 지하철역에서 나와 횡단보도의 신호를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본다. 조금씩 달라지긴 했어도 모두 예전대로 낯익은 풍경들이다. 안국동의 정겨운 골목이며, 조계사 쪽의 불교용품을 하는 곳들도 모두 그대로이다. 신호가 바뀌고 종종걸음으로 길을 건너 조금 걷다보니 눈에 익숙한 한국.. 2009. 8. 8.
여백의 의미 여백의 의미 미처 어둠이 걷히지 않은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섰다. 잠을 설쳐가며 일찍 길을 나선 것은 문우들과 함께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비엔날레를 보러 가기 위해서이다. 첫해에도 벼르기만 하다가 기회를 놓쳐서 아쉬웠는데 막상 차가 출발을 하게 되니 마음이 설레었다. 버스가 고속도로에 접어.. 2009. 8. 8.
밥을 함께 먹는일 밥을 함께 먹는 일 오랜만에 친구네 부부와 같이 산행을 하고 식사를 하게 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취미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운동이나 식성도 비슷하여 우리 부부와 자주 어울리던 친구였는데, 나이가 들고 사는 것이 시들해지자 점점 만나는 횟수도 줄어들어 버렸다. 멀리 떨어져 살기도 했지만 “한.. 2009. 8. 8.
새해를 맞으며 새해를 맞으며..... 날씨가 잔뜩 흐려있다. 회색 하늘은 금방 눈이라도 쏟아질 것 같이 낮게 가라앉아 오늘따라 마음까지 을씨년스럽게 한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올해도 끝나고 또 새로운 한해를 맞는다. 어느덧 중년에서 노년으로 치닫고 있는 나에게 해가 바뀌고 새해가 오는 것이 새삼스레 감격스.. 2009. 8. 8.
바람 바람 오랜만에 나와 본 마로니에 거리는 마치 신들린 몸짓처럼 바람 속에 휘말려 있었다. 옷깃을 마구 헤집고 들어온 바람이 작은 흥분으로 데워진 나의 가슴을 조금은 식혀준다. 나를 여기까지 나오게 한 용기도 저 바람 탓은 아닐까? 엉킨 실타래처럼 가슴속에 쌓이는 감정들을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2009. 8. 8.
나를 돌아보며 나를 돌아보며 며칠째 지독한 감기를 앓고 있다. 처음에는 피곤이 겹쳐서 그렇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기침이 심해지며 병원출입까지 하게 되었다. 낮에는 그런대로 견딜 만 하다가도 저녁 무렵만 되면 천식환자 같은 기침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결국은 의사의 처방대로 만사.. 2009. 8. 4.
친구의 아픔 친구의 아픔 친구와 헤어져 밖으로 나오니 쏟아지는 햇빛으로 눈이 부셨다. 나는 멍하니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온 후의 쾌청한 날씨처럼 파란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다. 발걸음을 옮기며 조금 전에 친구와 나누었던 얘기들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 정말 사람의 운명이란 것은 태어날 때부터 정.. 2009. 8. 4.
소리로 어둠의 빛을 소리로 어둠의 빛을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어느 시각 장애자의 음악세계를 다룬 프로를 보았다. 빛을 볼 수 없는 여건에서도 여러 가지 악기를 다루며 많은 곡을 만들어 세계 음악제에 출품하여 수상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무심코 화면을 보다가 언젠가 만난 적이 있는 청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 2009. 8. 4.
군살을 빼야지 군살을 빼야지 언제부터인가 체중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오십이 넘고 나서는 한계에 도달했는지, 오늘은 의사 선생님이 건강을 위하여 체중을 줄이라고 충고한다. 나는 처녀 때부터 가냘픈 몸매는 아니었다. 지금처럼 살이 찐 것은 아니었지만, 동네 어른들이 보시면 복스럽게 생.. 2009. 8. 4.
나를 사로잡는 것들 나를 사로잡는 것들 말없는 몸짓의 언어. 춤에 매료되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였을까. 맏이로 태어난 나는 무척이나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어렸을 적, 우리 집에 처음 손님이 찾아오면 인사하기가 부끄러워 변소로 숨어들 만큼 수줍음이 많던 아이였다. 학교에 들어가서도 있는지 없는지 모르.. 2009. 8. 4.
상처와 용서 상처와 용서 오랜만에 산에 올랐다. 늘 보던 나무들이고 자주 걷던 익숙한 길인데도, 오늘 따라 아주 새롭고 경이롭기까지 한 느낌은 무엇 때문일까.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동안 몰라보게 나뭇잎이 푸르게 변하였고, 그간 숨어있던 꽃들도 봉우리를 터트리고 누군가 보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 2009. 8. 4.
특별한 초대 특별한 초대 요즘 매주 목요일이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가는 곳이 있다. 그는 나를 귀한 손님으로 정중하게 초대하기에 흐트러진 머리도 가다듬고 옷매무새도 고치며 오랜만에 해후하는 연인을 만나러가듯 내 마음은 달콤한 기대에 잔뜩 부풀러 있다. 그는 더러 처음 대하는 사람처럼 아주 낯선 .. 2009.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