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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모음195

보고 싶다는 말 보고 싶다는 말 한 향 순 전화를 받던 날은 괜히 마음이 설레어서 잠까지 설쳤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 속을 더듬어 보아도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도대체 누가 나를 그토록 보고 싶어 한단 말일까. 혹시 말을 전해준 사람이 이름을 잘못 말한 건 아닐까. 다른 일에 열중해 있다가도 .. 2010. 2. 4.
교감과 소통 교감(交感)과 소통 어느 날 TV에서 참으로 놀라운 장면을 보았다. <TV 동물농장>이라는 프로에 어떤 여인이 나왔는데, 신기하게도 동물과 교감하는 능력을 지닌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고 했다. 그녀는 개나 고양이와 눈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그들의 감정을 알아내어 상처를 쓰다듬어.. 2009. 11. 27.
일송정 푸른 솔은 일송정 푸른 솔은 언제부터인가 잘생긴 나무를 보면 가던 길을 멈추고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젊을 때는 길을 가다가도 용모가 수려한 사람이나 멋쟁이 여인들이 주로 눈에 띠었는데 요즘은 사람보다는 예쁜 들꽃이나 나무들을 관심 있게 보게 된다. 늠름한 몸체에 무성한 잎으.. 2009. 11. 8.
,색채로 영혼을 깨우다. 색채로 영혼을 깨우다. 한 향 순 올봄엔 우연히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로 해서 사찰을 찾을 일이 잦았다. 만물이 소생하고 죽은 것 같던 마른 나무에서도 꽃을 피워 올리는 4월에는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고즈넉하면서도 기품이 넘치는 해남의 대흥사를 다녀왔고 신록이 짙어지는 5월에는 친구부부와 .. 2009. 11. 2.
바람이 지나온 길 바람이 지나온 길 한 향 순 오늘도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한 오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랜만에 재회하는 친구를 만나듯 가슴을 설레며 행사장에 도착하니 벌써 확성기를 통해 들려오는 안내 멘트가 백일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더구나 오늘은 여러 가지 축하 이벤트가 포함되어 .. 2009. 10. 25.
시간의 모래속에서 사금을 찾다. 시간의 모래 속에서 사금(砂金)을 찾다. 한 향 순 살다보면 가끔은 익숙지 못한 시간 속에서 당황할 때가 더러 있다. 그날도 갑자기 남아도는 시간의 공백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하루 종일 관광지를 돌아본다기에 간식과 음료수만 챙겼을 뿐, 배낭에 책 한권 넣어오지.. 2009. 10. 22.
가을 연가 가을 연가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그동안 늦더위 탓인지 시월이 되고도 “덥다. 덥다.”했는데 갑자기 며칠 전부터 기온이 떨어지더니 오늘은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어 무언가 허전한 마음을 돋구어주었다. 어느새 가을이 그림자처럼 가까이 다가온 것이다. 가끔은 저녁을 먹고 운동을 하러 .. 2009. 10. 1.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오래 꿈꾸어 왔던 남미여행을 결행하게 된 것은 올해 갑년을 맞는다는 핑계였다. 고작 여행사를 통해서 가는 3주 정도의 패키지여행이지만, 여러 가지로 나에겐 큰 모험이었다. 우선 집안의 대소사를 피해 부부가 한 달 가까이 집을 비우는 것도 쉽지 않았고, 과연 체력도 버티.. 2009. 9. 13.
꽃은 피어 웃고 있고 꽃은 피어 웃고 있고 무대 위에 한 여인이 앉아 있다. 그녀는 검정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고 붉은 진달래 꽃다발을 앞에 놓고 처연한 모습으로 앉아있다. 이윽고 천천히 팔을 들더니 자신의 마음을 몸짓과 얼굴 표정으로 표현한다. 꿈결인 듯 멀리서 어머니의 자장가 소리가 다정하게 들려온다. “자장.. 2009. 9. 13.
손톱 밑의 가시 손톱 밑의 가시 드디어 그놈의 정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두 달 가까이 그렇게나 애를 태우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놈의 몸체는 불과 3mm도 안 되는 아주 작은 것이었다. 도대체 무엇인가 궁금하여 핀셋을 들고 이리저리 돌려보아도 확연히는 모르겠고 그저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후련할 뿐이었다. “.. 2009. 9. 13.
떠다니는 갈대섬 떠다니는 갈대 섬 파란 물빛과 하늘빛이 너무 닮아 마치 하늘을 품고 있는 호수 같았다. 수평선 멀리 보이는 안데스산맥의 연봉들이 없었다면 어디까지가 호수이고 어디부터 하늘인지 얼른 분간이 되지 않았다. 남미 페루에 있는 티티카카호수는 해발 3800m상에 있는데, 지구상에서 하늘과 제일 가깝고.. 2009. 9. 13.
잃어버린 공중도시 잃어버린 공중도시 그 여인에겐 하루해가 짧기만 했다. 떨어질 위험을 무릅쓰고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밭에 옥수수나 감자 농사도 지어야 했고, 징징거리며 보채는 아이에게 물을 길어다가 양식을 장만해 주어야 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남편을 기다리며 해가 뜨고 기우는 동안 태양신을 향해 그.. 2009.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