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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모음195

글쓰기의 어려움 글쓰기의 어려움 한 향 순 요즘 글쓰기가 점점 어렵고 힘들어진다. 글을 쓰기가 어려운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수필을 쓰기 시작한 삼십여 년 전부터 엄살처럼 하던 말이지만, 요즘 들어 부쩍 한계에 부딪히곤 한다. 감성도 푸석푸석하게 마른 가랑잎처럼 말라버리고, 나이가 들면서.. 2018. 2. 26.
비극을 목격한 다리 비극의 다리 스타리 모스트 한 향 순 우중충하게 흐린 하늘 사이로 마음까지 가라앉게 만드는 오후, 발칸 여행의 종착지 보스니아에 들리기로 했다. 알프스 빙하가 만든 슬로베니아의 블레드호수를 보고, 아드리아 해의 진주라 불리는 크로아티아를 돌며 눈을 호사시킨 후, 별 기대 없이 .. 2018. 2. 11.
병원에서 2018년 1,2월호 < 그린에세이 > 병원에서 한 향 순 주위가 소란스러워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살그머니 병실을 빠져나와 운동 삼아 병원 안을 걷기로 했다. 처음에는 입원실이 있는 6층 복도를 걷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외래 병동으로 내려왔다. 평소에는 사람들로 붐비던 대.. 2018. 1. 9.
세피아 톤의 중세도시들 세피아 톤의 중세도시들 한 향 순 여행을 하다보면 그 도시에 어울리는 색깔이 떠오르곤 한다. 남프랑스 지역을 여행하며 만났던 중세풍의 건물들과 오밀조밀한 골목길이 화사한 세피아 톤으로 연상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기자기한 여러 마을들이 오래 전 사진집에서 보았던 빛바.. 2017. 11. 26.
죽음의 계곡 (데쓰밸리) 죽음의 계곡 (데스밸리) 한 향 순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들어서자 기온은 후끈하게 달아올랐고 땅은 뜨겁고 건조하였다. 이곳이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라고 불리게 된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를 휩쓸던 골드러시 때였다고 한다. 금광을 찾아 이동하던 많은 사람들이 유타 주에서 시에라네바.. 2017. 9. 20.
어떤 인연 어떤 인연 한 향 순 집에 들어오다가 우편함을 보니 책이 꽂혀 있었다. 책을 꺼내 발신인을 보니 뜻밖의 사람이라 급히 우편물을 뜯어보니 곱게 접은 손수건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책 한권, 그리고 요즘은 보기 힘든 손으로 쓴 편지가 들어있었다. 편지에는 자기의 요즘 소식과 근.. 2017. 9. 15.
실종된 기억 실종된 기억 한 향 순 어머니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일은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어머니 여기가 어디예요?”라고 물으면 어느 때는 “병원이지.” 라고 정답을 말하다가도 금방 “글쎄 여기가 어디지?”라며 모른다는 듯 머리를 흔드신다. 올해 94세인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2017. 9. 15.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 (아이슬란드 2) 한 향 순 영화 <인터스텔라>나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촬영한 곳이 아이슬란드여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을 엿보는 듯한 아이슬란드의 경이로운 풍경들은 언제부터인가 나의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그 .. 2017. 7. 21.
얼음의 땅에서 만난 오로라 얼음의 땅에서 만난 오로라 한 향 순 차가운 빙하와 뜨거운 화산이 공존하는 신비의 나라. 아이슬란드의 꿈을 꾸게 된 건 어느 사진집에 실린 작품을 보고 나서 부터다. 아이슬란드는 나라 이름처럼 굉장히 추울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평소에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감히 가볼 엄두도 .. 2017. 6. 5.
어머니의 봄 어머니의 봄 한 향 순 어느덧 4월이다. 거리에는 꽃들이 피어나고 마른나무 가지에서도 파릇파릇 연녹색 이파리들이 꼬물꼬물 터져 나오고 있다.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이 다시 오고 바뀌는데, 인생의 봄은 어찌 한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지 심란한 요즈음이다. 오늘도 삭정이처럼 마른 어.. 2017. 5. 9.
추억을 돌려드립니다. 추억을 돌려드립니다. 한 향 순 전철 안에서 잠깐 졸았나 보다. 몽롱한 분위기에서 아름다운 음악이 들려왔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하얀 설원에서 어떤 남녀가 재미있게 눈싸움을 하는 장면이 보이다가 가뭇없이 사라졌다. 이것이 무슨 상황일까 정신을 가다듬고 귀를 기울여 본다. 오래.. 2017. 3. 26.
올케의 젖은 손 올케의 젖은 손 한 향 순 목탁소리와 함께 염불을 하는 스님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크게 느껴진다. 요즘 허리가 많이 아파서 법당에 앉아 오랜 시간을 어떻게 버틸까 걱정을 하고 왔는데, 세월이 변해서인지 법당 안에도 긴 의자가 놓여 있었다. 오늘은 친정어머니 제삿날이다. 그동안 제.. 2017.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