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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모음192

문제의 열쇠는 나에게 있었다. 문제의 열쇠는 나에게 있었다. 한 향 순 햇볕이 따스하고 나른한 오후였다. 소파에 앉은 채로 잠깐 졸았나보다 무심히 켜놓은 TV소리마저 가물거렸다. 무거운 눈꺼풀에 지고나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밤을 생각하고 벌떡 일어났다. 졸음을 쫓기 위해서라도 어디든 나가야 했다. 어디.. 2018. 12. 10.
와인과 신화의 땅 조지아 와인과 신화의 땅 조지아 한 향 순 아제르바이잔에서 트렁크를 질질 끌고 200미터쯤을 올라가서 힘겹게 조지아 국경을 통과한 뒤, 해발 800m에 자리 잡은 시그나기로 향했다. 실크로드 교역의 중심도시였던 시그나기는 아담한 중세도시로 여정에 지친 나그네를 반겨주었다. 조지아는 1991년.. 2018. 11. 22.
바람과 불의 나라 바람과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한 향 순 지루한 비행 끝에 두바이를 거쳐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의 공항에 내렸다. 그런데 단체 입국비자가 나오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기계에 매달려 개인비자를 발급받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한참 후에야 밖으로 나오니 초조하게 기다리던 .. 2018. 9. 29.
미소가 아름다운 순수의 나라 미소가 아름다운 순수의 나라 한 향 순 밤늦게 미얀마에 도착한 우리는 국내선 비행기를 갈아타고 역사의 도시 바간으로 향했다. 바간은 1057년 아노리타 왕이 버마를 통일할 당시 바간 왕조의 수도였으며, 그때의 영광이 지금까지 2,500여개의 파고다로 남아있는 곳이다. 도시전체가 산사.. 2018. 7. 29.
유월의 솔숲에서 유월의 솔숲에서 한 향 순 아주 오랜만에 가족들과 대관령 휴양림을 찾았다. 외국에 사는 아들이 볼일 때문에 잠깐 다니러 나온 사이 딸과 함께 네 식구가 모처럼 조용한 곳으로 나들이를 나온 것이다. 바람의 언덕인 대관령은 추억이 많이 배어있는 곳이다. 삼십여 년 전부터 이곳에 콘도를 가지고 있어 겨울에는 아이들과 스키를 타러, 여름휴가 때면 더위를 피해 일 년에 몇 번씩 들리던 곳이다. 대관령은 해발이 높고 바람이 모이는 곳이라 어지간한 더위에도 이곳에 오면 서늘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 더구나 정상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면 강릉 바닷가와 주문진의 싱싱한 해물을 맛볼 수 있고 근처에 있는 대관령 휴양림에서 금강송이 우거진 솔숲 길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식구 뿐 아니라, 늘 친구나 친지들과 .. 2018. 7. 29.
벚꽃의 위로 벚꽃의 위로 한 향 순 낯선 도시에 내리자 사방천지가 눈이 온 것처럼 온통 하얀 색깔이다. 그곳에는 때마침 벚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하여 여행객들을 반겨주었다. 떠날 때는 거리도 황량하고 추위도 그대로여서 벚꽃은 생각지도 못하고 나선 일본여행이었다. 그러다가 꽃을 보니 기대하.. 2018. 6. 8.
아씨고원에서 길을 찾다. 아씨고원에서 길을 찾다. 한 향 순 고원의 길은 끝날 것 같지 않게 구불구불 이어져 있었다. 하얀 설산이 빙 둘러싸여서 웅장하게 앞을 가로막고 있는 길은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웠다. 덜컹거리는 지프로 협곡을 지나 산을 넘을 때마다 우리는 두려움과 새로운 풍광에 압도되어 말을 잃었.. 2018. 5. 22.
뭉크의 절규와 비겔란 조각공원 뭉크의 절규와 비겔란 조각공원 한 향 순 노르웨이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국민소득이 높은 복지국가이자, <절규>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화가 뭉크의 조국이라는 것이 떠오른다.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맨 처음 들른 노르웨이의 오슬로는 나의 선입견을 그대로 반영하듯 어딜 가.. 2018. 4. 15.
탑돌이를 돌아보며 2018년 봄 <에세이 문학> 탑돌이를 돌아보며 한 향 순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 우연하게도 깊은 산사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불교신도도 아니고 절에 볼일도 없는 나그네가 그냥 조용한 분위기에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어 지인을 따라 온 것이다. 오대산 자락에 있는 월정사.. 2018. 3. 14.
글쓰기의 어려움 글쓰기의 어려움 한 향 순 요즘 글쓰기가 점점 어렵고 힘들어진다. 글을 쓰기가 어려운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수필을 쓰기 시작한 삼십여 년 전부터 엄살처럼 하던 말이지만, 요즘 들어 부쩍 한계에 부딪히곤 한다. 감성도 푸석푸석하게 마른 가랑잎처럼 말라버리고, 나이가 들면서.. 2018. 2. 26.
비극을 목격한 다리 비극의 다리 스타리 모스트 한 향 순 우중충하게 흐린 하늘 사이로 마음까지 가라앉게 만드는 오후, 발칸 여행의 종착지 보스니아에 들리기로 했다. 알프스 빙하가 만든 슬로베니아의 블레드호수를 보고, 아드리아 해의 진주라 불리는 크로아티아를 돌며 눈을 호사시킨 후, 별 기대 없이 .. 2018. 2. 11.
병원에서 2018년 1,2월호 < 그린에세이 > 병원에서 한 향 순 주위가 소란스러워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살그머니 병실을 빠져나와 운동 삼아 병원 안을 걷기로 했다. 처음에는 입원실이 있는 6층 복도를 걷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외래 병동으로 내려왔다. 평소에는 사람들로 붐비던 대.. 2018.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