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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모음/수필집 ( 인연의 끈)46

실론차와 불교의 나라 실론 차와 불교의 나라 한 향 순 갈레 포트에도 서서히 일몰이 다가오고 있었다. 인도양의 드넓은 바다도 시시각각 물빛이 코발트빛에서 초록색으로 변하다가, 하늘이 붉게 변하자 물빛도 함께 붉은색으로 물들며 황홀한 변신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일몰을 보려고 요새 위로 올라가서 해가 지는 것을 감상하고 있었다. 우리도 이국의 땅 스리랑카에서 인도양의 일몰을 보며 감회에 젖었다. 갈레는 스리랑카 최대의 항구 도시로, 한때 아라비아 상인들의 동방무역기지로 번성했던 곳이다. 15세기 포르투갈 강점기에 포르투갈 인에 의해 건설되었고, 1988년에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스리랑카의 최남단 거점도시이다. 갈레는 구 시가지와 신시가지로 구분되며 이중 구 시가지에 위치한 갈레 요새는 동남아에서 유럽인들이.. 2019. 9. 11.
인도의 눈물 스리랑카 인도의 눈물 스리랑카 한 향 순 사방이 짙푸른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는 인도 대륙에서 떨어지는 눈물처럼 생겼다고 해서 '인도의 눈물'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이 나라는 때 묻지 않은 자연풍광과 순박한 사람들의 미소가 아름다운 곳이다. 더구나 사람들로 복닥거리고 지저분한 남인도에 있다가 이곳에 오니 풍광도 아름답고 사람들도 친절하여 정말 누구의 말처럼 천국처럼 느껴졌다. 옛날에 실론으로 불리던 스리랑카는 불교국가이지만 이슬람교도나 힌두교인들도 많아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있다. 기원전 236년 인도 아쇼카왕의 아들 마힌다에 의해 불교가 전해지면서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우기 시작했는데, 오늘까지 남아 있는 화려하고 엄청난 규모의 불교 유적들이 도처에서 지난날의 영화를 말해준다. 우리 일.. 2019. 6. 28.
현충원의 봄 현충원의 봄 한 향 순 온 천지에 화사한 봄꽃이 무르익고 있는 봄날이었다. 우리 일행은 흐드러진 벚꽃과 봄 풍경을 촬영하기 위해 동작동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마침 개화시기를 잘 맞추어서 현충원에는 입구부터 연분홍빛 벚꽃들로 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그곳은 이른 아침.. 2019. 6. 17.
고통에 대처하는 법 고통에 대처하는 법 한 향 순 사진 속의 동생의 얼굴은 아주 평온해 보였다. 꼭 일 년 전이었다. 매년 절에서 지내는 어머니 제사를 마치고 남동생 집을 찾았다. 오랜 지병으로 바깥출입을 못하는 동생을 평상시처럼 위로하고 얼굴이라도 보고 오기 위해서였다. 그는 거동은 불편해도 평.. 2019. 3. 10.
포기도 미덕이다. 포기도 미덕이다. 한 향 순 장롱 속에 오래 보관해온 의류 함을 열었다. 그 상자 안에는 십 여 년 전에 고이 접었던 꿈과 추억의 물건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선과 색이 멋스러운 한복과 버선과 부채 등은 물론 한량무를 출 때 입던 남자용 도포와 갓까지 고스란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 2019. 3. 10.
문제의 열쇠는 나에게 있었다. 문제의 열쇠는 나에게 있었다. 한 향 순 햇볕이 따스하고 나른한 오후였다. 소파에 앉은 채로 잠깐 졸았나보다 무심히 켜놓은 TV소리마저 가물거렸다. 무거운 눈꺼풀에 지고나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밤을 생각하고 벌떡 일어났다. 졸음을 쫓기 위해서라도 어디든 나가야 했다. 어디.. 2018. 12. 10.
유월의 솔숲에서 유월의 솔숲에서 한 향 순 아주 오랜만에 가족들과 대관령 휴양림을 찾았다. 외국에 사는 아들이 볼일 때문에 잠깐 다니러 나온 사이 딸과 함께 네 식구가 모처럼 조용한 곳으로 나들이를 나온 것이다. 바람의 언덕인 대관령은 추억이 많이 배어있는 곳이다. 삼십여 년 전부터 이곳에 콘도를 가지고 있어 겨울에는 아이들과 스키를 타러, 여름휴가 때면 더위를 피해 일 년에 몇 번씩 들리던 곳이다. 대관령은 해발이 높고 바람이 모이는 곳이라 어지간한 더위에도 이곳에 오면 서늘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 더구나 정상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면 강릉 바닷가와 주문진의 싱싱한 해물을 맛볼 수 있고 근처에 있는 대관령 휴양림에서 금강송이 우거진 솔숲 길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식구 뿐 아니라, 늘 친구나 친지들과 .. 2018. 7. 29.
벚꽃의 위로 벚꽃의 위로 한 향 순 낯선 도시에 내리자 사방천지가 눈이 온 것처럼 온통 하얀 색깔이다. 그곳에는 때마침 벚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하여 여행객들을 반겨주었다. 떠날 때는 거리도 황량하고 추위도 그대로여서 벚꽃은 생각지도 못하고 나선 일본여행이었다. 그러다가 꽃을 보니 기대하.. 2018. 6. 8.
탑돌이를 돌아보며 2018년 봄 <에세이 문학> 탑돌이를 돌아보며 한 향 순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 우연하게도 깊은 산사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불교신도도 아니고 절에 볼일도 없는 나그네가 그냥 조용한 분위기에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어 지인을 따라 온 것이다. 오대산 자락에 있는 월정사.. 2018. 3. 14.
글쓰기의 어려움 글쓰기의 어려움 한 향 순 요즘 글쓰기가 점점 어렵고 힘들어진다. 글을 쓰기가 어려운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수필을 쓰기 시작한 삼십여 년 전부터 엄살처럼 하던 말이지만, 요즘 들어 부쩍 한계에 부딪히곤 한다. 감성도 푸석푸석하게 마른 가랑잎처럼 말라버리고, 나이가 들면서.. 2018. 2. 26.
병원에서 2018년 1,2월호 < 그린에세이 > 병원에서 한 향 순 주위가 소란스러워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살그머니 병실을 빠져나와 운동 삼아 병원 안을 걷기로 했다. 처음에는 입원실이 있는 6층 복도를 걷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외래 병동으로 내려왔다. 평소에는 사람들로 붐비던 대.. 2018. 1. 9.
어떤 인연 어떤 인연 한 향 순 집에 들어오다가 우편함을 보니 책이 꽂혀 있었다. 책을 꺼내 발신인을 보니 뜻밖의 사람이라 급히 우편물을 뜯어보니 곱게 접은 손수건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책 한권, 그리고 요즘은 보기 힘든 손으로 쓴 편지가 들어있었다. 편지에는 자기의 요즘 소식과 근.. 2017.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