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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화 (얼음꽃) 며칠동안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더니 어제 눈이 내리면서 추위가 많이 풀렸다. 예전에는 날씨가 추워도 겁내지 않고 새벽 출사를 다니곤 했는데 요즘은 누가 같이 나가자고 할까봐 겁부터 난다 몇년전 아주 추웠을때, 서해안 바다에 나가면 썰물이 되면서 갯벌에 잠겼던 수초에 얼음이 매달려 꽃을 피운 것 같았다. 아침 햇살을 받아 화사하게 피어나는 얼음꽃을 보며 신기해 하던 그때가 그리워진다. 2023. 12. 24.
빛초롱 축제 시청 앞에서 김태길 문학상 시상식과 송년회가 있어 참석했다가 빛초롱 축제가 있다길래 문우들과 함께 오랫만에 청계천과 광화문을 걸었다. 화려한 대형 트리 앞에서 젊은이들은 큰 소리로 환호하고 우리도 그 기운에 합류되어 덩달아 세모 분위기를 내본 날이었다. 날씨도 나뻤지만 스마트폰으로 찍어 화질이 별로 좋지않았다. 청게천 입구에 세워진 대형 트리 광화문 광장에도 거북선을 비롯하여 여러 구조물들이 빛을 내뿜고 있었다. 2023. 12. 20.
사진 놀이 함께 공부하고 함께 촬영다니는 사진친구들 모임에 마땅히 갈곳이 없어 스튜디오 촬영을 하기로 하고 용인에 있는 조아인 스튜디오를 찾았다. 이곳은 3층 건물로 되어 있는데 1층은 식당 겸 카페이고 3층에서 촬영을 할수 있었다. 우리 일행도 1층에서 식사를 하고 3층으로 올라와서 여러가지 소품들을 이용하여 주로 인물사진 촬영을 연습하였다. 여러가지 소품들도 많았고 분위기도 괜찮아서 하루종일 사진놀이를 하며 놀다 온 하루였다. 2023. 12. 17.
추억속의 풍경 날씨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갑자기 한파가 몰아치는가 하면 봄 날씨처럼 따뜻한 기온이 며칠째 지속되더니 영동지방에는 폭설이 쌓였다고 한다. 연말이라 그런지 마음만 바쁘고 내일,모레는 또 비소식이 있다. 이맘때면 보러 가던 산수유 마을 풍경이 그리워지는 밤이다. 성탄제 / 김종길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藥)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山茱萸)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늘한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 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2023. 12. 13.
도심속의 궁궐 서울 시내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가을부터 벼르기만 하던 덕수궁에 잠시 들렸다. 덕수궁은 도심 속에 위치하고 있어 빌딩 속의 궁궐이 묘하게 아울리는 곳이다. 외국인들이 제일 의아하게 생각하는 곳도 도심 안에 자리잡은 궁궐이라고 한다. 덕수궁은 조선 14대 왕인 선조가 처음 궁궐로 사용하였는데 임진왜란 이후 월산대군의 후손이 살던 집을 임시거처로 삼으면서 정릉동 행궁으로 불렸고, 광해군이 창덕궁으로 옮겨가면서 경운궁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다가 26대왕 고종이 러시아 공관에서 경운궁으로 옮겨오면서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전각들을 세워 덕수궁으로 불렀다고 한다. 햇살은 따뜻한데도 나뭇잎을 모두 떨군 앙상한 나무가 덕홍전을 지키고 있다. 천천히 둘러보아야 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일부만 둘러보고 다음을 .. 2023. 12. 10.
우연히 만난 폐선 서해안 쪽 해안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갯벌에 딩굴고 있는 폐선을 보았다. 한때는 무엇때문인지 버려진 배에 마음이 끌려서 폐선 촬영을 하러 많이 다녔다. 갯골에 물이 들어오는곳을 찾아 장노출을 찍느라 바람 속에서 몇시간씩 서있곤 했다. 한때는 주인과 함께 바다로 나가 부지런히 고기를 잡았을테고 주인이 애지중지 했을 자그마한 배가 이제는 쓸모를 다하여 버려저 있다. 사람도 늙고 병들어 제 할일을 못하면 저렇게 쓸쓸하게 고립되어 있다가 잊혀저 가리라 생각하니 울컥 서글픈 생각이 든다. 2023. 12. 6.
갈대가 있는 풍경 요즘 억새는 눈에 많이 띄는데 갈대는 쉽게 눈에 뜨이지 않았다. 늦가을에는 의례히 갈대를 찾아나서 촬영을 하곤 했는데 올해는 갑자기 한파가 몰려와서인지 그마저도 귀찮아서 전에 촬영했던 갈대 사진을 찾아보며 위안을 삼고 있다. 갈대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2023. 12. 3.
올해 마지막 본 은행나무 올해는 황금빛 은행나무를 보기 힘들었다. 이상기온을 보이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서리가 내렸기 때문이다. 보통 은행나무는 서리가 내리면 잎을 다 떨군다는 속설을 믿었기 때문이다. 문광지나 아산 송곡리가 아니어도 오랜 세월을 이고 홀로 고고하게 자신을 물들이고 있는 오래 된 은행나무의 자태를 보고 싶었다. 그러나 차일피일 하는 사이에 서리가 내렸고 작년 홍천 은행나무 숲에서의 잎을 모두 떨군 황당했던 빈 숲만 보았기에 이예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남도여행중 장성 축령산 휴양림 근처에서 샛노란 자태가 아름다운 은행나무를 만났다. 그리 수령도 많지 않고 관광지도 아닌 평범한 동네 들녁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다. 은행나무 옆에는 누구나 와서 쉴수 있는 정자기 있고 텃밭도 있었다.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2023. 11. 30.
고창 문수사 청량산 중턱에 있는 문수사는 선운사의 말사이며, 백제 의자왕 4년에 자장이 지은 사찰이다. 비슷한 창건 설화가 많지만 당나라의 청량산에서 열심히 기도하던 자장율사는 꿈속에서 문수보살을 만나 부처님의 뜻을 깨닫고 돌아왔다. 우연히 이곳을 지나가다가 땅의 형세가 당나라의 청량산과 비슷하다고 하여 절을 짓고 문수사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명성답게 커다란 단풍나무가 비스듬히 누워있다 문수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천연기념물 단풍나무 숲으로 유명한 사찰 이다 일주문에서 문수사 입구까지 산책로 변 좌우에 있는 노거수를 포함한 수령100년에서 400년 이상된 자생 아름드리 단풍나무 50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얼마나 아름다운 단풍 숲이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겠는가? 고창 문수사 단풍.. 2023. 11. 26.
세량지의 물안개 이튿날은 화순에서 묵었기에 봄에 들렸던 세량지를 일찌감치 찾아갔다 가을단풍이 곱게 든 세량지의 명품 사진들이 유혹을 했기 때문이다. 그곳 역시 단풍은 하나도 들지 않았는데 예상치 못한 물안개가 호수를 뒤덮고 있었다. 처음에는 마치 온천물이 끓어오르듯이 뽀얀 물안개가 군데군데 피어오르더니 우리가 호수를 한바퀴 도는 동안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야말로 신기루를 보았다가 사라져 버리듯이 해가 떠오르자 흔적도 없이 물안개는 걷히고 말았다. 호수 가장자리로 기이하게 생긴 나무들이 물에 잠겨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숲속사이로 떠오른 햇빛에 이슬방울들이 보석처럼 반짝였다. 불과 몇 십분 차이로 찾아온 사람들은 물안개 흔적도 볼수 없었다. 2023. 11. 22.
담양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 길 아직은 조금 이른감이 있으나 메타세콰이어를 보기 위해 담양으로 넘어와서 먼저 들른 곳은 관방천 주변에 2킬로 가까이 심어져 있는 관방제림이다. 이곳에도 햇볕이 드는쪽은 붉게 물들었으나 반대쪽은 색감이 칙칙하였다. 그래도 아이들은 즐거워서 노란 옷을 입고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젊은 엄마는 아이들을 건사하느라 바쁘다. 오랫만에 메타세콰이어 길을 찾았는데 언젠가부터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니 관리를 하기때문인것 같다 입구쪽에는 별로 단풍이 들지 않았는데 물가로 오면서 기온차 때문인지 많이 물들어 있었다. 2023. 11. 19.
백양사 가는 길 이튿날 아침 채석강에서 일찌감치 일어나 백양사로 향했다. 백양사에 있는 백학봉은 학이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학바위가 백색이어서 백암산 백학봉이라 불렸다고 한다. 신라때부터 나라에 위기가 있을때마다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올해는 어딜가나 단풍이 예쁘지않다고 하더니만 단풍이 곱기로 유명한 이곳마저도 아직 물들지 않은 초록잎이 많고 그나마 잎이 말라서 오그라 들고 있었다. 그래도 오리들은 유유히 가을을 즐기며 여유롭게 유영을 하고 있다. 2023.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