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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139

대 춘 부 대 춘 부 아직은 추위도 그대로이고 거리풍경도 황량하기만 한데,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이 봄이 턱 밑에 왔음을 알려준다. 벌써 남녘에는 이른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렸다는 소식이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매화는 계절을 시기하지 않고 봄을 준비하였다. 봉긋하게 망울진 매화를 보면 .. 2018. 3. 16.
裸木의 노래 # 2 작년부터 < 나목의 노래>라는 주제를 가지고 포트폴리오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다른 선생님들의 평을 듣고 싶어 그중에서 10점을 골라 <사진예술>에 보냈더니 양재문 작가님의 서평과 내 작품이 실려서 이곳에 올려본다. 2018. 3. 7.
봄물에 잠기다 겨우내 가물었던 대지에 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하게 내린다. 겨울동안 꽁꽁 얼었던 연못에도 봄물이 들고 얼음 밑에 숨었던 작은 수초들도 생기를 찾았다. 이 비가 목마른 나무들을 흠뻑 적셔주면 봄물이 오른 나무가지들은 싹을 틔우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지 아 오늘은 봄물에 푹 .. 2018. 3. 4.
지신밟기 지신밟기는 옛날부터 정월 대보름에 행해지던 일종의 가면행렬놀이다. 마을과 집안의 평안을 빌고 나아가서는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였다. 음력 정월 대보름 농악대가 집집을 돌며 지신(地神)을 달래고 복을 비는 민속놀이로 지방에 따라서는 마당 밟기라고도 했다. 요즘의 지신.. 2018. 3. 1.
구식 전화기 그때는 귀하디귀한 보물이었지. 그나마도 없는 집에서는 이웃집 눈치 보며 겨우 한 통화 빌려 쓰고 대접받던 전화기가 이제는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장난감으로 변신하여 온갖 마술을 다 부리니 희한한 세상 지나간 세월이 야속하구나. 2018. 2. 23.
투명한 보석 고드름 투명한 보석, 고드름 지난 세모에 산사에 갔다가 푸짐하게 쏟아지는 눈과 함께, 처마에 매달린 투명한 고드름을 만났다. 겨우내 평평 쏟아지는 함박눈을 머리에 이고 험한 추위를 견디며 제 키를 키워가는 고드름. 햇볕을 만나면 제 몸을 녹여 수정 같은 눈물을 흘렸다. 누구나 한 세상 살.. 2018. 2. 14.
강을 건너는 사람들 계속되는 혹한에 꽁꽁 언 강을 건너는 사람들 그들은 무엇때문에 강을 건너는 것일까. 멀 고 먼 인생길을 걸어가며 한 두번 강을 건너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만은 언제 깨질지 모르는 언 강을 조마조마하며 건너는 사람들도 때로는 있을 것이다. 2018. 2. 6.
원대리 자작나무 흰눈이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날, 처음 가본 원대리는 천상의 설국이었다. 겨울의 숲은 색과 치장이 사라지고 순수한 민낯을 보여준다. 하얀 수피를 입고 하늘높이 쭉쭉 뻗은 자작나무들은 파란 하늘과 어울려 신비스러울만치 아름다웠고 우리는 늙은 아이들이 되어 눈밭을 딩굴렀다. 2018. 2. 3.
저도 할말 있어요. 언제나 있는듯 없는듯 나약하고 존재감이 없던 그녀가 번쩍 손을 들었다. "저도 할말 있어요"라고 힘껏 목소리를 낸 것이다. 남자들 사이에서 주눅들어 있던 그녀가 드디어 말문을 연 것이다. 2018. 1. 31.
결빙 연일 강추위가 계속되니 바다까지 얼어 결빙이 되었다. 아침 빛을 받은 물가에는 불랙홀도 생기고 소녀의 얼굴도 보이며 나그네에게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며칠 더 춥다가는 그나마 남아있는 마음의 온기까지 얼어버릴까 걱정이다. 2018. 1. 28.
빙화 (氷花) 잠시 피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하얀 빙화가 갯벌을 장식하고 있다. 아주 추운날, 바닷가에 썰물이 되면 작은 수초나 칠면초에 달려있던 물방울들이 순식간에 얼어서 수정같이 하얀 빙화가 핀다. 그러나 빙화는 오래 가지 않는다. 해가 뜨고 기온이 올라가면 사막의 신기루처럼 순식간.. 2018. 1. 25.
포구의 겨울 늘 사람들로 북적이던 포구에도 겨울이 되니 썰렁한 바람만 불고, 묶여있는 배들만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갯벌 위에도 빈대떡 같은 얼음조각이 생기고, 가슴을 헤집는 세찬 바람이 졸고 있는 등대를 채찍질 한다. 2018.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