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4079

자동응답 전화기 자동 응답 전화기 한 향순 아침부터 쏟아지는 비 때문에 외출할 일을 뒤로 미루고 집에서 보내던 하루였다. 밀렸던 일을 대충 끝내고 나서 모처럼 한가해진 시간에 친구들과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어 여기저기 다이얼을 돌려본다. 몇 군데나 부재중의 신호음만 울리더니 드디어 한 곳에서 전화를 받는.. 2009. 7. 14.
상식이 있는 사람 상식(常識)이 있는 사람 한 향 순 12월도 얼마 남지 않은, 세모(歲暮)를 눈앞에 둔 즈음이었다. 이맘때가 되면 늘 가슴이 허전하고 무언가 잃어버린 것처럼 허둥대며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다. 속절없이 또 한해가 가고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의 휘둘림에 멍.. 2009. 7. 14.
미국 서부지방의 관문 샌프란시스코 (2007, 9 ) 샌프란시스코의 관문 금문교 (2007, 09) 밤을 새워 도착한 샌프란시스코의 날씨는 의외로 서울처럼 따뜻하고 쾌청하게 맑은 날씨였다. 비행기위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파란 물속에 박힌 놀이공원 같았는데, 더구나 길이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긴 베이 브릿지의 모습은 그저 신비롭기만 .. 2009. 7. 13.
승덕의 열하를 찾아서... 다음날에 건륭제가 어머니의 생신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소포탈라궁에 들렀다. 판첸라마의 거처였던 이곳에서 연암은 당시 국제관계를 읽어냈다. 사실 이곳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모인 열하 자체가 그에게는 정말 깊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푸닝스(普寧寺)를 본 후 식사를 하고 급히 베.. 2009. 7. 13.
중국으로 연암의 발자취를 찾아서 ( 2007, 05 ) 2007, 5 드디어 산영회 식구들과 연암(박지원)의 발자취를 찾아서 문학기행을 떠나다. 북경의 천안문 광장에서 넓은 광장과 많은 사람들에 놀래서 두리번 거리다. 이번 여행은 에세이 21의 발행인이자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신 이정림 선생님과 연암의 발자취를 쓰신 고미숙 선생님을 모시.. 2009. 7. 13.
내 몸을 들여다보며 내 몸을 들여다보며 모니터에 보이는 장면은 마치 커다란 동굴에 무언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꾸불꾸불한 동굴 안에는 물과 거품이 보이기도 하고 조그만 돌들도 보이는 것 같았다. 검사를 하느라 복부의 팽만감과 통증 때문에 눈을 질끈 감고 있는 나에게, 검사 요원은 모니터를 쳐다보라고 했.. 2009. 7. 13.
무를 뽑으며 무우를 뽑으며.... 한 향순 짧아진 가을볕이 아쉬워 해가 기울기전에 부지런히 무를 뽑는다. 그리고 어머니와 밭고랑에 걸터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총각무와 순무를 다듬는다. 밭에서 갓 뽑아낸 무를 다듬다가 맛있어 보이는 것은 껍질을 벗겨 어머니께 잘라 드리기도 하고, 한입 베어 물면 달.. 2009. 7. 13.
강이 있는 그림 강이 있는 그림 한 향 순 우리 집 식탁에 앉으면 마주 보이는 곳에 그림 한 점이 걸려 있다. 집안일을 끝내고 커피라도 마시면서 습관처럼 바라보는 그림은 언제나 친근한 고향을 대할 때처럼 잔잔한 기쁨을 안겨 준다. 지금은 한강대교로 불리고 있지만, 전에는 제일 한강교로 불리던 철재(鐵材)다리.. 2009. 7. 13.
불씨 불 씨 오늘 아침이었다. 요즘 들어 자주 겪는 건망증 때문에 무엇을 찾느라고 집안을 뒤지다가 엉뚱한 장소에서 생소한 꾸러미를 찾게 되었다. 비닐봉지로 묶은 다음 여러 겹의 봉지로 포장을 했는데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문갑 깊숙이 보관한 것을 보니 중요한 물건 인 것 같아 가슴을 설레며 .. 2009. 7. 13.
마음으로 하는말 마음으로 하는 말 한 향순 그날은 집에 손님들을 초대한 날이었다. 저녁 식사 준비를 하기 위해 메모까지 해가며 찬거리를 사왔는데도 일을 하다 보니 몇 가지 빠뜨린 것이 있었다. 약속시간은 가까워 오는데 혼자서 식사준비를 하다 말고 다시 시장에 가야 한다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다. .. 2009. 7. 13.
밸리 댄스와 성 소피아 성당(2006 ) 오늘은 터키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기도 하여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선택 관광으로 밸리 댄스를 보기로 했다. 그나마 남자들은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열명도 안 되는 인원만 가이드를 따라 쇼를 하는 곳으로 갔다. 미리 예약을 해서인지 우리 테이블 앞에는 태극기가 터.. 2009. 5. 10.
석회온천 파묵칼레와 에페소 버스에서 내려 대리석이 깔린 언덕을 올라가니 어떤 동네가 나왔는데, 그것은 사람들이 살았던 마을이 아니라 죽은 사람들의 묘지가 있는 동네였다. 돌로 만든 석관에 뚜껑을 덮은 것도 있고, 높게 기둥을 세워 신분을 표시한 묘지도 있었다. 각기 망자의 신분에 따라 여러 가지 묘비와 .. 2009. 5. 10.